영토확장 나선 윤홍근 회장 "규제로 국내 성장 막혀…BBQ 해외 매장 확대"
“한국에선 규제가 심해져 성장하는 게 불가능해졌습니다.”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59)은 12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인도네시아 굿웨이그룹과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한 뒤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경제민주화 분위기를 타고 프랜차이즈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윤 회장은 “기업은 자유로운 경쟁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며 “규제로 사업 확장이 어려운 한국 대신 열려 있는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윤 회장은 “올해를 해외 매장 확대의 원년으로 삼을 것”이라며 공격적 해외 진출 방침을 밝혔다. 또 “올해부터는 해외에서 흑자전환하는 매장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며 “단순히 외형만 확대하는 게 아니라 질적인 성장도 이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 처음 매장을 열고 해외 사업을 시작한 2003년 이후 10년간은 한국의 치킨 문화를 알리는 기간이었다”며 “조만간 미국에 거리매장 250개를 만들고 영국에 1호 매장을 여는 등 연말까지 1500개의 해외 매장을 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2012년부터 공정거래위원회의 모범거래기준에 따라 800m 이내에 동일 브랜드의 매장을 내지 못하도록 규제받고 있다. 14일부터는 바뀐 가맹사업법이 시행되면서 가맹점주에게 예상 매출액을 제공해야 하는 등 새로운 규제도 받게 된다.

치킨 시장이 포화상태에 다다른 데다 규제까지 겹쳐 BBQ는 올해 출점 계획을 ‘현상 유지’로 잡았다. 몇 군데 새로 점포를 내긴 하겠지만 폐점하는 곳이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늘리지 못한다는 얘기다.

윤 회장은 국내에선 BBQ의 확장을 포기하는 대신 외국에서 키운다는 생각이다. BBQ는 현재 30개국에 350개 매장을 냈다. 진출이 확정된 국가는 인도네시아를 포함, 미국 스페인 베트남 중국 등 총 57개국에 달한다.

BBQ는 ‘마스터프랜차이즈’를 해외 진출 전략으로 삼았다. 마스터프랜차이즈는 운영은 현지 기업이 담당하고, BBQ는 상표 사용에 따른 로열티를 받는 구조다.

윤 회장은 “외식업체가 해외에 진출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현지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라며 “현지 업체를 통해 진출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에서도 현지 사업자를 선정해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BBQ의 57번째 진출국인 인도네시아는 하루에 3700만마리의 닭이 소비된다. 한국의 15배다. 2억4000만명의 인구 중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무슬림 비중이 86%에 이르기 때문이다.

합작사인 굿웨이그룹은 호텔, 골프장, 리조트 등을 운영하는 회사로 현지 9개 도시에 사업장을 갖고 있다. BBQ는 첫 매장을 올해 안에 수도 자카르타의 복합쇼핑몰에 열고, 2020년까지는 현지 매장 수를 10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