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환경부, 해양수산부 업무보고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환경부, 해양수산부 업무보고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국토교통부가 19일 밝힌 대통령 업무보고 내용에는 다양한 주택시장 활성화 조치가 담겨 있다. 과거 주택시장 과열기에 도입됐던 규제들을 지속적으로 완화해 부동산시장을 정상화시키겠다는 뜻이다.

우선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등 재건축 규제 완화에 나설 예정이다. 분양주택 전매제한도 사실상 없앨 방침이다. 무주택 세입자들의 내집마련을 돕기 위한 주택자금 대출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재건축 규제와 전매제한 완화 등은 주택시장 회복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며 “규제가 풀리면 서울 강남·강동권 등 수도권 주요 재건축 지역은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분양주택 전매제한 사실상 없애

[국토부 대통령 업무보고] 재건축 규제 확 풀어…수도권 전매제한도 사실상 폐지
정부는 우선 수도권 민간택지 내 주택의 전매제한을 완화한다. 현재 투기 방지 등을 위해 수도권 민간택지 주택은 1년간 전매가 금지돼 있다. 하지만 최근 시세 차익에 따른 투기 우려가 거의 없어진 데다 지방은 이미 전매제한이 폐지된 점을 감안해 수도권 민간주택 전매제한 기간도 1년에서 6개월로 줄이기로 했다.

김재정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각종 전매제한을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 적용토록 주택법 개정을 추진 중”이라며 “먼저 시행령 개정을 통해 전매제한 완화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도 폐지할 계획이다. 이는 부동산시장 과열기에 도입된 정책으로, 2008년 이후 주택가격이 안정권으로 들어온 만큼 이 제도는 더 이상 유명무실해졌다는 판단이다.

재건축 사업 때 적용되는 ‘소형주택 의무공급 비율’도 손질한다. 현재 법률상 재건축 사업 때 전체 가구의 60% 이상을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으로 짓도록 하고 있다. 서울 등 일부 과밀억제권역은 별도 조례를 통해 일정 비율을 전용 60㎡ 이하로 짓도록 하는 등 더욱 강한 규제가 적용된다.

국토부는 그러나 최근 소형주택이 자발적으로 공급되고 있는 만큼 현행 규제가 불필요하다고 보고, 별도 조례 규정을 없애기로 했다. 또 수도권(과밀억제권역)에서 재건축 사업을 할 때는 조합원들이 보유 주택 수와 상관없이 ‘1가구 1주택’만 분양받을 수 있도록 한 것도 앞으로는 소유 주택 수만큼 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규제 총점관리제 도입

국토부는 또 ‘규제 총점관리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국토부의 전체 규제를 수치화한 뒤 이를 순차적으로 줄여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업계·시민·전문가 등으로 규제평가위원회를 꾸려 전체 규제 2400여건(정부 전체 규제의 16%)을 등급화한 뒤 이를 모두 합산해 총점을 산출하기로 했다. 이를 토대로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이를 감축, 2017년까지 전체의 30%를 줄일 계획이다.

아울러 국민주택기금은 ‘주택도시기금’으로 개편하고, 도시재생 사업 등에도 투자·융자해주기로 했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도시재생 지원의 방향성은 맞지만 기금 규모에 비해 실제 가용 재원이 한정돼 있어 시장에 온전히 정착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