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사들이 대기업에 할인된 가격으로 납품하더라도 거래 과정에서 자산 회전율이 높아지면서 효율적인 경영 성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대기업 협력사 단가 내려도 非협력사보다 더 좋은 성과
한국경제연구원은 대기업과 협력사의 성과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4일 발표했다. 삼성과 현대차, LG, SK 등 4대 기업집단과 거래하는 협력사(매출 비중이 총 매출의 10% 이상인 1259개사)들과 비협력사(나머지 상장사와 외감법인 5263개)들의 성과를 2005년부터 2012년까지 실증 분석한 연구결과다.

한경연은 연세대 경영대 신현한 교수와 김소연 연구원의 논문을 인용, “대기업 협력사가 비협력사보다 기업의 최종 성과인 총자산이익률과 자기자본이익률이 더 높다”고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대기업 협력사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0.125로 비협력사(0.102)보다 높았다. 총자산이익률(ROA) 면에서도 협력사가 0.069로 비협력사(0.061)를 앞질렀다.

매출채권 회전율과 총자산 회전율, 재고자산 회전율 등에서도 모두 협력사가 비협력사보다 높게 나왔다. 더불어 매출액 성장률과 매출액 이익률, 영업이익률 등 대부분 지표에서 대기업과 협력사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대기업이 협력사에 비용을 전가해 협력사들의 수익이 떨어진다는 통념과 달리 대기업 성과가 협력사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낙수효과가 확인됐다.

다만 매출에서 매출원가를 뺀 매출총이익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인 매출총이익률에선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비협력사가 0.184로 협력사(0.167)보다 높았다.

이에 대해 신 교수는 “협력사가 대기업에 납품 단가를 할인해주고 있는 요인이 더 발생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매출 원가 외에 다른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전체 수익성은 더 높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결제 대금을 빨리 회수할 수 있고 재고가 덜 쌓이는 것 등에서 그 이유를 찾았다.

신 교수는 “대기업 협력사가 비협력사보다 매출채권을 현금으로 전환하는 주기가 짧은 것으로 볼 때 협력사가 비협력사보다 자본 운용과 영업 관리를 좀 더 효율적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