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한 도시화가 자동차산업에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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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년 세계인구 67% 도시거주
교통체증·환경오염 심화
라이프스타일도 큰 변화
뉴욕 인구 절반 자가용 없어
메가트렌드 무시 땐 毒 될수도
교통체증·환경오염 심화
라이프스타일도 큰 변화
뉴욕 인구 절반 자가용 없어
메가트렌드 무시 땐 毒 될수도
1904년 ‘자동차의 왕’ 헨리 포드가 첫 대중화 모델 ‘포드T’를 선보인 지 한 세기가 됐다. 자동차 업계 종사자들은 중국, 인도 등 인구 대국을 신흥시장 삼아 “여전히 매력적인 산업”이라고 말한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팔린 자동차는 8200만대. 업계는 3년 내 연간 생산량을 지금보다 50% 이상 증가한 1억2000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이 같은 업계의 장밋빛 전망에 찬물을 끼얹는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24일(현지시간) “빠른 도시화로 이미 세계 곳곳에서 자동차 기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자동차산업은 환경문제, 도시의 포용능력 한계, 라이프 스타일 변화 등에 부딪혀 곧 100년의 영광이 끝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유엔은 2050년 미국 인구의 88.9%, 세계 인구의 67.2%가 도시에서 생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인구 1000만명 이상 도시인 이른바 ‘메가 시티’는 2015년 총 22곳에 이를 전망이다. 이 중 17개 도시는 인도, 중국, 이집트, 나이지리아 등 신흥국에서 새로 진입하는 도시들이다. 메가 시티가 되면 출퇴근 교통 체증과 주차공간 부족 현상이 나타난다. 대중교통도 자연스럽게 발달해 ‘드라이브리스(driveless)족’이 늘어난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드라이브리스족이 증가하는 추세다. 미 대도시 중 자동차가 없는 가구 비율은 뉴욕(54.1%) 워싱턴DC(37.9%) 보스턴(36.9%) 필라델피아(32.6%) 샌프란시스코(31.4%) 순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면허증을 가진 19세의 비율도 1983년 87.3%에서 2010년 69.5%로 급격하게 줄었다.
대신 필요한 시간에 차를 빌려 타는 ‘카셰어링’ 비즈니스는 활기를 띠고 있다. 2002년 북미지역에서 1만6000명에 불과하던 카셰어링 이용자 수는 지난해 103만명으로 급증했다. 자동차리서치회사 IHS오토모티브의 필 고트 이사는 “자동차는 도시화의 상징이었지만 거대 도시가 탄생하면 오히려 차가 필요하지 않은, 매우 아이러니컬한 현상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수는 환경문제다. 예일대의 ‘세계 178개국 공기 질 조사’에서 자동차업계 블루오션이던 인도와 중국은 나란히 177위, 178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미 상하이와 베이징에서는 ‘공기청결 행동계획’을 내놓고 2017년까지 차량 등록 대수를 600만대 이하로 제한하기로 했다. 제너럴모터스(GM)는 중국의 이 같은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카셰어링 서비스인 ‘EN-V’ 프로그램을 내놨다.
반론도 있다. 13억 인구가 사는 중국의 소비욕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중국은 2000년 이후 세계 자동차 매출에서 46%를 차지했다. 2009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자동차시장이 됐다. 하지만 인구 1000명당 자동차 보유량은 44대로, 미국의 423대에 비하면 턱없이 적다.
팀 라이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부사장은 “이제 자동차업계는 차를 팔 것인가, ‘이동성(mobility)’을 팔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며 “당장 자동차산업이 고꾸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메가 트렌드를 무시하면 분명 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이 같은 업계의 장밋빛 전망에 찬물을 끼얹는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24일(현지시간) “빠른 도시화로 이미 세계 곳곳에서 자동차 기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자동차산업은 환경문제, 도시의 포용능력 한계, 라이프 스타일 변화 등에 부딪혀 곧 100년의 영광이 끝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유엔은 2050년 미국 인구의 88.9%, 세계 인구의 67.2%가 도시에서 생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인구 1000만명 이상 도시인 이른바 ‘메가 시티’는 2015년 총 22곳에 이를 전망이다. 이 중 17개 도시는 인도, 중국, 이집트, 나이지리아 등 신흥국에서 새로 진입하는 도시들이다. 메가 시티가 되면 출퇴근 교통 체증과 주차공간 부족 현상이 나타난다. 대중교통도 자연스럽게 발달해 ‘드라이브리스(driveless)족’이 늘어난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드라이브리스족이 증가하는 추세다. 미 대도시 중 자동차가 없는 가구 비율은 뉴욕(54.1%) 워싱턴DC(37.9%) 보스턴(36.9%) 필라델피아(32.6%) 샌프란시스코(31.4%) 순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면허증을 가진 19세의 비율도 1983년 87.3%에서 2010년 69.5%로 급격하게 줄었다.
대신 필요한 시간에 차를 빌려 타는 ‘카셰어링’ 비즈니스는 활기를 띠고 있다. 2002년 북미지역에서 1만6000명에 불과하던 카셰어링 이용자 수는 지난해 103만명으로 급증했다. 자동차리서치회사 IHS오토모티브의 필 고트 이사는 “자동차는 도시화의 상징이었지만 거대 도시가 탄생하면 오히려 차가 필요하지 않은, 매우 아이러니컬한 현상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수는 환경문제다. 예일대의 ‘세계 178개국 공기 질 조사’에서 자동차업계 블루오션이던 인도와 중국은 나란히 177위, 178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미 상하이와 베이징에서는 ‘공기청결 행동계획’을 내놓고 2017년까지 차량 등록 대수를 600만대 이하로 제한하기로 했다. 제너럴모터스(GM)는 중국의 이 같은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카셰어링 서비스인 ‘EN-V’ 프로그램을 내놨다.
반론도 있다. 13억 인구가 사는 중국의 소비욕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중국은 2000년 이후 세계 자동차 매출에서 46%를 차지했다. 2009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자동차시장이 됐다. 하지만 인구 1000명당 자동차 보유량은 44대로, 미국의 423대에 비하면 턱없이 적다.
팀 라이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부사장은 “이제 자동차업계는 차를 팔 것인가, ‘이동성(mobility)’을 팔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며 “당장 자동차산업이 고꾸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메가 트렌드를 무시하면 분명 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