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2월25일 오후 3시29분

SK텔레콤 KT 등 통신사들이 눈독을 들여온 국내 2위 보안업체 ADT캡스가 결국 외국계 사모펀드(PEF)인 칼라일 품에 안기게 됐다. 1997년 벤처기업 수준이던 ADT캡스를 인수하며 한국에 진출한 세계 1위 보안업체 타이코그룹은 17년 만에 조원 단위 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타이코그룹과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는 글로벌 3대 사모펀드로 꼽히며, 한미은행 인수합병(M&A)으로 국내에서도 유명한 칼라일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오비맥주 매각으로 4조원가량의 차익을 얻은 KKR과 어피니티는 고배를 마셨다.

'보안 1위' 에스원과 치열한 경쟁

수조원의 펀드 자금을 굴리는 칼라일이 2위 보안업체인 ADT캡스(21%)를 인수하면 국내 보안 시장 1위 에스원(점유율 49%)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작년 11월께 ADT캡스가 매물로 나왔을 때 가장 강력한 후보로 예상된 곳은 SK텔레콤 KT 등 통신업체들이었다. KT는 업계 3위인 KT텔레캅(14%)을 보유하고 있어 2위 업체를 인수할 경우 삼성 계열사인 에스원과 1위 다툼을 할 수 있고, SK텔레콤 역시 통신과 무인경비 시스템의 결합을 오랫동안 추진해왔다. 휴대폰과 보안 서비스 결합을 통해 원격 의료 등 새로운 시장이 형성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ADT캡스의 2012회계연도 매출은 4789억원이었다.

통신업체들이 입찰을 포기하면서 새 주인 찾기는 칼라일을 비롯해 KKR,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스탠다드차타드 PE, 베인캐피털-유니타스캐피털 컨소시엄, IMM PE 등 국내외 대형 PEF들만의 경쟁으로 치러졌다. 칼라일은 국내에선 2006년 현대HCN 2대 주주로 투자한 이후 이렇다 할 실적이 없었으나 이번에 1조7000억원 안팎의 딜을 성사시켰다.

박동휘/정영효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