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이 중국의 농업 생산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모그가 햇볕을 가려 농작물이 광합성 작용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2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허둥시엔 중국 농업대 교수는 “최근 몇 개월간 베이징 지역에서 실험한 결과 식물의 광합성작용이 심각하게 늦어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실험 과정에서 고추씨와 토마토씨는 실험실 인공 조명 아래서는 20일이면 싹을 틔웠다. 그러나 베이징 창핑구의 한 비닐하우스에서는 싹을 틔우는 데 2개월 이상 걸렸다. 이는 대기권에서 막을 형성한 스모그 탓에 일조량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허 교수는 분석했다. 일조량이 감소한 결과 식물 성장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광합성작용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허 교수는 이 같은 실험 결과를 확대 적용하면 중국의 농업생산도 스모그로 인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당장 올해부터 일부 작물은 수확량 감소로 가격이 불안정할 수 있다고 그는 전망했다.

농업 생산 현장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가오탕구위 베이징신농종자회사 판매부장은 “회사에서 운영 중인 농장들이 스모그 때문에 심각한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일부 농장은 스모그로 인한 수확량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성장촉진호르몬 사용을 급격하게 늘리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허 교수는 “해외의 동료 과학자도 자신들의 나라에서는 유례가 없던 현상이 중국에서 벌어진다는 데 놀라고 있다”며 “대기오염이 더 심해지면 중국은 식량 수급에서 심각한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