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달라진 인테리어…"점심 먹은 그 집 맞아?"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 뒤편에 있는 한 점포는 낮과 밤의 간판이 다르다. 낮에는 주꾸미 요리가 유명해 점심시간엔 빈자리를 찾을 수 없는 ‘산해들애’로 불린다. 하지만 저녁시간에는 ‘와바’란 간판을 내건 맥주전문점으로 변한다.

와바와 산해들애가 ‘트랜스포머형 점포’라면 홍대앞 밥집인 ‘니드맘 밥’은 카운터와 서빙인력 그리고 주방장이 없는 ‘3무(無) 식당’이다. 수원역 앞의 꼬치구이집 ‘꾼탄’은 회전형 자동구이 시스템을 도입, 원가를 줄인 혁신 점포로 꼽을 수 있다. 효율성과 매출 증대를 동시에 추구하는 다양한 개념의 ‘스마트형 점포’가 증가하고 있는 것.

여의도 산해들애와 와바가 매일 간판을 바꿔 달기 시작한 것은 지난 1월부터. 맥주 프랜차이즈인 와바 본부가 ‘한 매장 두 점포’를 고안해 첫 번째로 이곳에 적용했다. 이효복 와바 사장은 “장기 불황으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해 한 매장 두 점포를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가게 밖의 문구가 달라지는 것은 물론 내부 인테리어도 완전히 바뀐다. 낮에는 실내 벽면에 요리 영상이 비치고 사진도 걸린다. 저녁에는 실내 부착물들이 맥주를 즐겁게 마시는 영상으로 전환된다.

이 사장은 장사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데다 겨울 비수기인데도 점심 매출이 하루 150만원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이달부터는 250만원은 거뜬해 저녁 매출과 합할 경우 하루 650만~700만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 홍대앞의 ‘니드맘 밥’도 독창적인 점포로 이름이 알려지고 있다. 한 끼에 3500~4000원 정도인 비빔밥과 덮밥 등을 파는 이곳은 카운터, 서빙인력, 주방장 등이 없다. 손님은 식권발매기를 이용, 메뉴를 주문한다. 결제한 주문표를 식탁 위에 올려놓으면 1~2분 안에 음식이 올라온다.

이는 독특한 매장 설계와 조리 메커니즘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매장 안에는 테이블은 없고 1인용 좌석만 20개가 놓여 있다. 주방을 빙 둘러 손님이 앉도록 설계했다. 본사에서 반조리된 음식을 매일 배송해주기 때문에 음식을 내놓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 46.5㎡(약 15평) 크기의 작은 매장이지만 하루 250명 정도가 찾는다. 운영업체인 미사랑인들의 이경완 사장은 “매장 규모로 따질 때 인근 점포보다 50% 이상 손님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수원역 건너편 로데오거리에 있는 꼬치구이 주점인 ‘꾼탄’도 아이디어형 점포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점포의 강점은 자동회전 꼬치구이기와 손님들이 직접 구워 먹는 시스템. 손님들에게는 재미를 주고 서빙인력은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4인 기준 테이블 23개에 하루 평균 매출이 220만원, 한 달 순익은 1500만원이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