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우크라이나 사태…美-러, 천연가스 패권전쟁으로 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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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수입 의존도 높은데
러, 툭하면 밸브 잠가 위협
이번 사태로 또 노심초사
셰일가스 생산 급증한 美
러 견제 위해 EU 수출 검토
러, 툭하면 밸브 잠가 위협
이번 사태로 또 노심초사
셰일가스 생산 급증한 美
러 견제 위해 EU 수출 검토

◆“가스 수출로 러 협상력 약화시켜야”

우크라이나는 가스의 70%를 러시아에 의존한다. 러시아는 2006년과 2009년 두 차례 우크라이나로 통하는 가스관을 막은 적이 있다. 우크라이나의 가스대금 체납 탓이었다. 2009년 초 유럽에선 가스값이 폭등했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회사 가즈프롬은 지난 7일 “2009년 초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2007년까지 자국 내 천연가스 수요량의 16% 정도를 수입해왔다. 그러나 최근 셰일가스·오일(진흙 퇴적암층에서 뽑아낸 천연가스·원유) 생산량이 급증하면서 천연가스를 캐나다 멕시코 등으로 수출하기 시작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미국은 올해 러시아를 제치고 천연가스 최대 생산국, 2020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최대 산유국이 될 전망이다.
◆‘게임체인저’ 될 수 있나
미국은 절대적인 수출 물량도 러시아에 턱없이 부족하다. 2012년 기준 러시아의 1일 천연가스 수출량은 200억큐빅피트, 미국은 44억큐빅피트였다. 수출 규제를 풀더라도 물량의 상당 부분이 인도나 중국 등 ‘엉뚱한 곳’으로 갈 공산이 크다. 아시아와 남미의 천연가스 가격은 유럽보다 높다. 100만BTU(영국 열량단위)당 가격은 미국이 4달러 안팎, 유럽은 11~12달러, 아시아는 15~16달러 수준이다.
민간 천연가스 업체들은 마진 높은 곳에 수출을 더 많이 할 게 분명하다. 정치컨설팅 회사 유라시아그룹의 이언 브레머 회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가스 수출이 게임체인저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주 어니스트 모니지 미 에너지부 장관은 “에너지 정책에 대한 조언을 환영한다. 아주 심각하고 중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버락 오바마 정부가 카드를 꺼낼지 말지 고민하고 있다는 암시였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