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가 직접 IoT 장치를 제작할 수 있는 ‘키노마 크리에이트’(왼쪽), 손가락의 움직임을 인식해 허공에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링’(오른쪽 위), 특수금속잉크를 이용해 프린터로 회로기판을 뽑을 수 있는 ‘AgIC’(오른쪽 아래).
이용자가 직접 IoT 장치를 제작할 수 있는 ‘키노마 크리에이트’(왼쪽), 손가락의 움직임을 인식해 허공에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링’(오른쪽 위), 특수금속잉크를 이용해 프린터로 회로기판을 뽑을 수 있는 ‘AgIC’(오른쪽 아래).
“이건 어항에 센서를 달아 수위와 수온, 산성도를 자동으로 감지할 수 있게 한 사물인터넷(IoT) 장치예요. 이제는 누구나 이런 장치를 직접 만들 수 있습니다.”

12일(현지시간) 글로벌 창조산업 축제 ‘2014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가 열리고 있는 미국 텍사스 오스틴 컨벤션센터. 엔지니어인 앤디 카를은 손바닥만한 상자를 가리키며 “이 키트만 있으면 다른 기기를 연결하고 간단한 프로그램을 짜서 IoT 장치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IoT·웨어러블 기기 눈길

세계 각지의 스타트업들이 창의적 아이디어를 선보이는 SXSW는 정보기술(IT) 트렌드를 한발 앞서 읽을 수 있는 곳이다. 세계 74개국, 270개사가 참여한 무역전시회에는 IoT 웨어러블 등 가장 주목받는 첨단기술 분야의 제품과 서비스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카를은 칩 제조사 마벨의 30여명에 불과한 소규모 신사업 조직 ‘키노마’ 소속이다. 그가 소개한 IoT 전문키트 ‘키노마 크리에이트’는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인디고고’에 등록돼 SXSW 기간에 모금 목표액의 두 배에 달하는 2만3000달러(약 2500만원)를 모았다.

시에서 대여해주는 자전거를 타고 달리면 센서가 자동으로 대기중 오염도와 소음 등을 측정해 시민들이 공유, 도시 전체의 상태를 알 수 있는 ‘마이시티휠’도 IoT를 활용해 공공정보 수집에 이바지하는 모델로 주목받았다.

반지에 모션·터치 센서를 달아 허공에 대고 손가락을 움직이면 화면에 그림이 그려지는 ‘링’, 시계처럼 손목에 차고 팔을 휘두르면 움직임에 따라 효과음이 나는 스마트 토이 ‘모프’ 등 웨어러블 기기도 출품됐다.

헬스케어에 특화된 기업도 눈에 띄었다. ‘쉬머’는 몸에 부착하는 무선 센서를 통해 건강 정보를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한 아일랜드 벤처기업이다.

◆음악·영화 융합 서비스도 인기

SXSW는 기술 기반의 벤처기업이 주를 이루는 다른 창업축제와 달리 다양한 장르를 영리하게 엮은 융합 서비스가 많은 것도 특징이다. 네덜란드 벤처기업 ‘코디파이’는 유튜브에 올라온 음악 동영상만 있으면 즉석에서 기타 코드를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을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미국 스타트업 ‘거라지소셜’은 자동차 동호인만 즐길 수 있는 폐쇄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만들어 소개했다.

한국 공동관도 K팝 한류에 초점을 맞춘 와즐엔터테인먼트, 여행을 주제로 한 테마여행신문 등 문화콘텐츠 벤처를 소개해 영화·음악업계 관계자들의 호감을 샀다는 평가다. 방선영 태피툰 사업개발실장은 “음악 영화 기술이 한데 어울리는 축제답게 ‘사람 냄새’ 나는 스타트업도 환영받는 것 같다”며 “기술벤처와 콘텐츠벤처를 한데서 볼 수 있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오스틴=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