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20일 서울무역전시장에서 개최한 프랜차이즈산업박람회에서 예비창업자들이 식음료 매장 부스를 돌며 시식을 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20일 서울무역전시장에서 개최한 프랜차이즈산업박람회에서 예비창업자들이 식음료 매장 부스를 돌며 시식을 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20일 프랜차이즈 산업박람회가 열린 서울 학여울역 세텍(서울무역전시장). 1관 문 바로 옆에 자리잡은 ‘치킨방앗간’ 부스에 긴 줄이 늘어섰다. 자료와 시식권을 얻으려는 관람객들이었다.

프랜차이즈박람회 첫날 가보니…불황 덜 타는 '작은 점포'에 사람 몰려
치킨방앗간 운영업체인 ‘김가네’의 이준희 부장은 “상담자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는 것은 투자비와 외식업의 안정성”이라며 “33㎡ 점포를 기준으로 창업비가 2700만원으로 저렴한 데다 치킨이 가장 대중적인 아이템이어서 예비창업자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치킨방앗간뿐만이 아니다. 외식업과 주점 등 식음료 매장은 1억원 이하 소자본 창업 아이템이 대세를 이루고 있었다. 거품이 잔뜩 끼었던 과거 창업박람회와는 뚜렷이 다른 모습이었다.

관람객 장영학 씨(50)는 “작년에 개인 베이커리 점포를 경기 고양시 화정동에서 창업했는데, 가맹본부로 발전시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둘러보러 왔다”며 “요즘 창업자들은 소자본을 투자해 적은 수익에도 만족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안정성을 최우선 가치로 여긴다는 얘기다.

이런 경향은 주점 업종에서 더욱 뚜렷이 나타났다. 참가업체 30여개의 80% 정도가 평균 33㎡ 크기 매장인 스몰비어 브랜드로, ‘압구정 봉구비어’ ‘청담동 말자싸롱’ ‘청춘싸롱’ 등이 1관의 중앙을 가득 메우고 관람객들과 상담을 진행했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맥주점 시장에서 스몰비어 열풍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세를 이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식권발매기와 인력절감형 매장운영 시스템을 갖춘 ‘니드맘 밥’ 부스에서는 자동 식권발매기에서 식권을 뽑아주고 시식을 권유했다.

송성원 ‘니드맘 밥’ 가맹본부장은 “오전 10시부터 두 시간 동안 20여명이 상담하고 돌아갔다”며 “예비창업자들은 카운터, 서빙인력, 주방장이 필요 없는 3무(無) 식당 시스템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상담을 마친 이순영 씨(29·경기 고양시)는 “6월께 일산지역에서 창업을 계획 중인데, 다음주 열리는 본사의 사업설명회에서 자세한 얘기를 듣고 홍대앞 직영점을 둘러본 뒤 최종 계약을 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비스업종 매장이 자리잡은 3관에서 관람객이 가장 많이 몰린 곳은 세탁업 프랜차이즈인 ‘크린토피아’ 부스였다.

이균희 크린토피아 상무는 “셀프 세탁점이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시대 추세에 딱 맞는 사업 아이템인 데다 퇴직한 베이비부머 창업희망자들 사이에 인지도가 높아 여성 및 부부 상담자가 상당히 많다”고 전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