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수기냐 감시자냐…사외이사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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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 견제기능 상실
78개사 94명 출석 '제로'
똘똘 뭉쳐 엉뚱한 간섭도
대주주 견제기능 상실
78개사 94명 출석 '제로'
똘똘 뭉쳐 엉뚱한 간섭도

#2. 윤용로 외환은행장은 지난 20일 퇴임했다. 연임이 무난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지만 사외이사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하나금융지주 경영진은 연임을 원했지만 경영발전보상위원회 4명 중 3명인 사외이사들의 반대 의사가 워낙 강경했다는 후문이다.
한국경제신문이 유가증권시장 500개와 코스닥시장 500개 등 1000개 상장사 사외이사들의 지난해 활동을 분석한 결과 상당수 사외이사의 역할이 유명무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이사회 출석률이 50%에도 못 미치는 사외이사를 둔 상장사는 277개로 전체의 27.7%에 달했다. 최근 국민연금이 “이사회 출석률이 낮은 사외이사를 재선임할 경우 반대표를 던지겠다”며 내놓은 출석률 가이드라인(75%)에 미달한 사외이사를 둔 상장사는 389개(38.9%)였다.
그런가 하면 ‘이사회 출석률 0%’인 사외이사가 있는 곳도 삼천리 팜스코 등 78곳(94명)에 달했다. 이트론의 사외이사 네 명은 전원 ‘출석률 0%’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사외이사제도가 지금처럼 운영된다면 영향력 있는 전직 관료나 법조인, 교수 등에게 용돈을 쥐여주는 이상의 의미를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달에 집중된 주주총회에서 새로 선임됐거나 선임될 예정인 사외이사는 775명(1000개사 기준)에 달한다.
조진형/오상헌/김일규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