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영업이익률 1위…빛 보는 권오갑의 '혁신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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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 고도화 비율 높이고 비용 절감
신입사원 대거 채용해 역동적인 조직 만들어
신입사원 대거 채용해 역동적인 조직 만들어
2010년 8월13일 충남 대산의 현대오일뱅크 공장. 이틀 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된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사진)은 취임식도 생략한 채 현장부터 찾았다. 이듬해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이던 제2 고도화 설비 현장에서 그는 직원들에게 “고도화 설비가 우리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대오일뱅크가 현대중공업 계열에 편입된 것을 계기로 임직원 모두가 힘을 모아 가장 일하기 좋은 직장으로 만들자”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권 사장이 3년 넘게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현대오일뱅크 경쟁력 강화 프로젝트가 서서히 빛을 보고 있다. 비상장사인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1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매출 20조2650억원, 영업이익 4033억원의 지난해 경영 실적을 공개했다. 작년 영업이익률 2%는 정유업계 최고다. 경쟁사들이 정유 부문에서 손실을 내거나 1% 미만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현대오일뱅크는 2011년부터 3년 연속 정유사업 부문에서 이익률 1위를 지키고 있다.
현대오일뱅크가 스스로 꼽는 경쟁력의 핵심은 △높은 고도화 비율 △낮은 생산원가 △상대적으로 젊고 역동적인 인력 구조다.
이 회사는 SK와 GS칼텍스, 에쓰오일 등 경쟁사보다 원유정제 설비 규모가 작지만 내실이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값이 싼 벙커C유 등 중질유를 다시 정제해 휘발유, 경유 등 부가가치가 높은 경질유를 생산하는 고도화 물량이 하루 13만4000배럴에 이른다.
하루 원유 정제량(39만배럴) 대비 고도화 시설에서 생산하는 비율인 고도화 비율은 34.4%로, 이 부문 업계 1위인 GS칼텍스(34.6%)와 거의 차이가 없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공장 가동 시스템을 최적화해 고도화 비율이 35.8%까지도 나온다”고 설명했다. 정유사는 이 비율이 높을수록 수익성이 좋아진다.
생산 비용을 낮춘 것도 힘이 됐다. 이 회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원유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코크스를 연료로 증기와 전기를 만들어 공장을 돌리는 보일러 2대를 보유하고 있다. 저유황 중유를 쓸 때보다 비용을 50%가량 낮출 수 있다. 원유 도입을 중동에만 의존하지 않고 남미와 북해산 현물을 낮은 가격에 사들여 원가를 떨어뜨렸다.
2010년 현대중공업 편입 당시 39세였던 일반직 근로자들의 평균 연령을 지속적인 신입사원 채용을 통해 지난해 37세로 낮췄다. 평균 연령이 40대인 경쟁사들이 부러워하는 대목이다.
회사 관계자는 “신입사원을 대거 채용하면서 조직 전체가 젊어져 역동성이 높아졌다”며 “대주주가 외국계 자본이던 과거와 달리 직원들의 애사심이 강해지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효과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사장은 정유사업에 치우친 사업구조를 다양화하기 위해 최근 석유화학제품, 윤활기유, 원유저장업 등 신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울산신항에 최대 5만t급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부두시설과 40여개 저유소를 갖춘 오일터미널을 준공, 4월부터 영업을 시작한다.
셸과 합작한 윤활기유 공장은 상반기 중에 상업 가동을 시작하고, 롯데케미칼과 함께 연산 100만t 규모로 짓고 있는 합성수지 원료인 혼합자일렌 생산설비는 2016년 완공할 예정이다.
■ 고도화 시설
중질유 분해시설을 말한다. 원유 정제 때 나오는 벙커C유, 아스팔트 등 원유보다 싼 중질유를 촉매제로 분해해 휘발유나 나프타, LPG 등 값 비싼 경질유를 얻어내는 시설이다. 고도화 시설에서 생산한 석유제품이 많을수록 정유사의 경쟁력은 높아진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
권 사장이 3년 넘게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현대오일뱅크 경쟁력 강화 프로젝트가 서서히 빛을 보고 있다. 비상장사인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1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매출 20조2650억원, 영업이익 4033억원의 지난해 경영 실적을 공개했다. 작년 영업이익률 2%는 정유업계 최고다. 경쟁사들이 정유 부문에서 손실을 내거나 1% 미만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현대오일뱅크는 2011년부터 3년 연속 정유사업 부문에서 이익률 1위를 지키고 있다.
현대오일뱅크가 스스로 꼽는 경쟁력의 핵심은 △높은 고도화 비율 △낮은 생산원가 △상대적으로 젊고 역동적인 인력 구조다.
이 회사는 SK와 GS칼텍스, 에쓰오일 등 경쟁사보다 원유정제 설비 규모가 작지만 내실이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값이 싼 벙커C유 등 중질유를 다시 정제해 휘발유, 경유 등 부가가치가 높은 경질유를 생산하는 고도화 물량이 하루 13만4000배럴에 이른다.
하루 원유 정제량(39만배럴) 대비 고도화 시설에서 생산하는 비율인 고도화 비율은 34.4%로, 이 부문 업계 1위인 GS칼텍스(34.6%)와 거의 차이가 없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공장 가동 시스템을 최적화해 고도화 비율이 35.8%까지도 나온다”고 설명했다. 정유사는 이 비율이 높을수록 수익성이 좋아진다.
생산 비용을 낮춘 것도 힘이 됐다. 이 회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원유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코크스를 연료로 증기와 전기를 만들어 공장을 돌리는 보일러 2대를 보유하고 있다. 저유황 중유를 쓸 때보다 비용을 50%가량 낮출 수 있다. 원유 도입을 중동에만 의존하지 않고 남미와 북해산 현물을 낮은 가격에 사들여 원가를 떨어뜨렸다.
2010년 현대중공업 편입 당시 39세였던 일반직 근로자들의 평균 연령을 지속적인 신입사원 채용을 통해 지난해 37세로 낮췄다. 평균 연령이 40대인 경쟁사들이 부러워하는 대목이다.
회사 관계자는 “신입사원을 대거 채용하면서 조직 전체가 젊어져 역동성이 높아졌다”며 “대주주가 외국계 자본이던 과거와 달리 직원들의 애사심이 강해지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효과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사장은 정유사업에 치우친 사업구조를 다양화하기 위해 최근 석유화학제품, 윤활기유, 원유저장업 등 신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울산신항에 최대 5만t급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부두시설과 40여개 저유소를 갖춘 오일터미널을 준공, 4월부터 영업을 시작한다.
셸과 합작한 윤활기유 공장은 상반기 중에 상업 가동을 시작하고, 롯데케미칼과 함께 연산 100만t 규모로 짓고 있는 합성수지 원료인 혼합자일렌 생산설비는 2016년 완공할 예정이다.
■ 고도화 시설
중질유 분해시설을 말한다. 원유 정제 때 나오는 벙커C유, 아스팔트 등 원유보다 싼 중질유를 촉매제로 분해해 휘발유나 나프타, LPG 등 값 비싼 경질유를 얻어내는 시설이다. 고도화 시설에서 생산한 석유제품이 많을수록 정유사의 경쟁력은 높아진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