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토즈, "잘 팔렸다" vs "헐값"…증권가·업계 온도차
25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선 이른 아침부터 '선데이토즈'가 화두에 올랐다. 게임 업계 관계자들은 선데이토즈 임직원들을 향해 "성공적인 매각을 축하한다"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전날 선데이토즈가 스마일게이트에 인수됐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스마일게이트는 선데이토즈의지분 20%를 1206억 원에 인수했다. 모바일 게임업계 사상 최대 규모 거래다.

반면 증권가에선 고개를 '갸웃'거렸다. 현재 선데이토즈의 성장성이 무궁무진한 상황에서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가 제 가치를 받지 못하고 지분을 매각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 스마일게이트 품에 안긴 선데이토즈, 득과 실

선데이토즈는 지난해 하나그린스팩과의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 기업공개(IPO)에 성공했다. 2009년 설립한 뒤 4년 만에 이뤄진 초고속 상장이었다. 상장 이후 1년도 안 돼 이 대표의 투자금 회수(exit)까지 이뤄진 것이다.

이민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선데이토즈의 지분 매각은 두 가지로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우선 스마일게이트와의 시너지 효과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서 빛을 볼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스마일게이트는 중국에서 게임 '크로스파이어' 흥행에 성공하며 연간 1조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국내 시장에 머물러 있는 선데이토즈가 스마일게이트의 도움을 받아 글로벌행에 직행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 연구원은 "좋은 값을 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주당 1만8000원대에 지분을 넘긴 셈인데 선데이토즈가 지닌 가치보다는 싼 값"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회사 측에서 경영권을 넘기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장기적으론 이 역시 안심할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스마일게이트의 수혜가 기대 이상일 것이란 목소리도 있다.

공영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스마일게이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엔씨소프트보다 많고, 텐센트와의 관계도 우호적"이라며 선데이토즈가 글로벌 그림을 그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선데이토즈의 지분 매각 가격에 대해선 "민감한 내용"이라면서도 "가격 자체를 비싸게 받은 것은 아니지만 추가적인 시너지 효과를 고려한다면 '악재' 수준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선데이토즈 관계자는 이번 지분 매각과 관련해 "중국, 북미 등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전 투자 유치"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