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글로벌 생산기지를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있다. 휴대폰 공장을 베트남에 모은 데 이어 태국과 중국 가전 공장도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태국의 정국불안이 심각한 데다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해온 중국의 임금이 조립공장을 운영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대신 중국에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인건비가 적게 드는 장치산업 투자를 늘리고 있다.

[단독] 삼성, 휴대폰 이어 家電라인 베트남으로 이전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태국 스리라차와 나콘랏차시마에 있는 세탁기와 TV 생산설비 등을 베트남 박닌성 옌퐁공단으로 옮긴다. 스리라차에 있는 전자레인지 등 다른 제품 라인도 말레이시아 인도 등으로 이전한다. 태국에는 에어컨 등 일부만 남기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현재 중국에 있는 일부 가전제품 라인도 베트남 라오스 등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휴대폰도 지난 1년 반 동안 중국 선전 후이저우 톈진에 있는 라인을 대거 베트남 타이응우옌성 공장으로 옮겼다.

이는 태국의 불안한 정치 상황과 중국의 인건비 상승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중국은 지난 3년간 평균 인건비가 약 60% 늘어나고, 최저임금이 두 배 이상 오르는 등 비용 압박이 심해지고 있다. 반면 베트남은 정부가 외국 기업 유치에 적극적이고 인건비도 싸다는 평가(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다. 또 중산층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고 인구가 많은 동남아 시장을 직접 겨냥하려는 의미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남윤선/김현석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