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타이어가 미국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한국산의 대미 수출량이 크게 줄어들었다. 미국의 수출제한 규제가 풀린 데다 저가 타이어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중국산 타이어 美 돌풍…한국시장서도 질주?
3일 미국 타이어 전문 매체인 타이어비즈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미국에 4603만본의 승용차용 타이어를 수출했다. 전년보다 55.8% 증가한 사상 최대 규모다. 미국이 2009년부터 중국산 승용차 타이어에 부과해온 징벌적 관세를 2012년 9월부터 해제한 영향이 컸다. 경기가 살아나면서 미국의 타이어 수입량이 사상 최대인 1억4637만본을 기록한 것도 주요 원인이다.

특히 교체용 타이어 시장에서 중국산을 비롯한 대만산과 인도네시아산 등 저가 제품이 큰 인기를 끌었다. 신흥국 타이어의 위상이 올라가면서 한국산과 일본산 타이어가 타격을 입었다. 한국과 일본이 지난해 미국으로 수출한 타이어는 전년 대비 16.4%, 8.7% 각각 감소했다.

그러나 한국 타이어 업체들은 미국 수출량 감소가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금호·넥센타이어 등이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물량이 중국 대미 수출량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미국 경기 회복에 맞춰 2016년께 테네시주에 타이어 공장을 완공하기 때문에 중국 업체들의 성장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산 타이어가 미국에 이어 국내에서도 인기를 얻을지도 회의적이다. 신정관 KB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국내 타이어 시장은 대부분이 고급 유럽산이 차지하고 있다”며 “중국산 저가 타이어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