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간 오늘 2014년 4월 15일, 음력 3월 16일 오후 4시 6분부터 5시 24분까지 태양-지구-달이 일직선상에 섰습니다.

때문에 달이 지구의 그림자에 완전히 파묻혔습니다. 이른바 ‘개기월식’ 현상이 발생했다는 얘긴데요.

그러나 아쉽게도 대한민국의 경우 이 시간대가 낮인데다 하늘이 태양면을 향해 있어 우주가 펼치는 장관을 볼 수 없었지요.

이걸 관측할 수 있는 미국의 경우 약간 들떠 있는 분위기로 보입니다. 미국 항공우주국 NASA는 트위터를 통해 이 시간대 생방송 비슷한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예컨대 천문학자와 천체물리학자들이 이 현상과 관련한 여러 질문에 대답해 주는 식이었고요.
나사 홈페이지 캡처
나사 홈페이지 캡처
천문학계에 따르면 월식은 태양-지구-보름달 (만월) 위치로 배열이 이뤄질 때 발생합니다. 이 때 달이 지구의 그림자에 부분적으로 또는 완전히 가려 어둡게 보이는 현상을 일컫습니다.

평면 (2차원)적으로 볼 때 이처럼 태양과 지구, 그리고 보름달이 직선으로 도열하는 것은 29.5일 마다 한차례씩 생깁니다. 따라서 달에 지구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월식현상은 매달 일어나는 게 맞아 보이지만 그렇지가 않습니다.

이날 생긴 개기월식도 3년 전 2011년 12월 10일 이래 처음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드문 드문 개기월식이 발생하는 것은 지구에서 볼 때 태양이 다니는 길인 ‘황도면’과 달이 다니는 길인 ‘백도면’이 서로 다른데서 비롯합니다.

2차원적으로 일렬종대처럼 보이나 실제 입체 (3차원)적으로 보면 일직선이 아니라 약간 (5도정도) 어긋나 있다는 뜻입니다. 이처럼 어긋나는 이유는 지구 자전축의 경우 공전축 대비 23.5도 기울어 도는 탓입니다.

달은 이 때 지구의 자전축과 항상 수직으로 공전합니다. 가끔씩 (평균적으로 3년에 두 차례 정도) 황도면과 백도면의 궤도가 겹치는 때가 있습니다. 태양-지구-보름달이 말 그대로 일직선을 이룬다는 얘깁니다.

4월 15일이 바로 그런 날입니다. 이날 발생한 개기월식은 여느 때와 약간 달랐다는 것이 특징으로 꼽힙니다.

한국천문연구원과 외신에 따르면 이번을 시작으로 2014년 10월 8일, 2015년 4월 4일, 2015년 9월 28일 등 6개월 정도의 시차를 둔 채 4번 연속 개기월식 현상이 생긴다고 합니다. 천문학계는 이를 ‘테트라드 Tetrad’라고 부른다 하네요.

아무튼 이번 개기월식이 진행되는 동안 보름달은 옅은 오렌지색, 선홍색, 갈색까지 다양한 색을 나타냈다는 외신의 전언입니다.
4월 15일 개기월식...핏빛 붉은달 왜?
4월 15일 개기월식...핏빛 붉은달 왜?
/사진출처=한국천문연구원 홈페이지
/사진출처=한국천문연구원 홈페이지
서구 일각에서는 이처럼 붉은색 계통의 보름달에 대해 '블러드 문 (핏빛 붉은달)'이라며 흉조로 해석한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여신 헤카테는 붉은 달이 뜰 때 저승의 개와 함께 나타나 저주를 내렸다는 겁니다.

뉴욕데일리 포스트는 또 이와 관련 “텔레비전 복음 설교자 존 해기 목사가 4번 연속 개기월식이 세계를 뒤흔드는 증거라고 말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개기월식 현상이 생겼을 때 보름달이 이처럼 핏빛에 물든 것처럼 보이는 것은 지구 대기를 통과한 가시광선 가운데 긴 파장을 가진 붉은색 빛이 굴절돼 달에 도달하고 이 빛이 다시 반사되기 때문이라고 과학자들은 설명합니다.

한국천문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이번 ‘테트라드’ 후 3년쯤 흐른 시기인 2018년 1월 31일, 7월 27일, 2019년 1월 27일에는 3차례 연속의 개기월식 현상이 나타날 거란 예상입니다.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