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두리 장세' 뚫었다…코스닥 즐길 준비!
15일 유가증권시장의 코스피지수는 2000선 벽에 또다시 막혀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코스닥지수는 10개월 만에 최고치에 올랐다. 유가증권시장에선 기관이 3000억원 넘게 순매도했지만 코스닥시장에선 77억원어치를 순매수할 정도로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마일스톤 징크스(Milestone Jinx·변곡점에서의 하락)’가 나타나던 지수 550을 넘어서면서 상승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것.

○올해 최고치 경신한 코스닥지수

'가두리 장세' 뚫었다…코스닥 즐길 준비!
이날 코스닥지수는 0.01% 오른 562.11에 거래를 마치면서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중 지수가 565.18까지 뛰기도 했다. 작년 6월4일 이후 10개월 만에 지수 561을 넘어섰다.

코스닥시장의 강세는 유가증권시장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코스피지수는 올 들어 0.95%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12.42% 상승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움직임을 가른 변수로는 기관 매물의 강도 차이가 거론된다. 펀드 ‘환매의 벽’ 때문에 숨고르기에 들어간 유가증권시장과 달리 코스닥시장은 ‘매물 부담’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1일 기준으로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12거래일 연속으로 총 1조3400억원이 순유출됐다. 이날도 유가증권시장에서 대규모 펀드환매(1719억원 순매도) 탓에 기관이 3110억원을 순매도했다. 2011년 이후 코스피지수 1980~2020 구간대에 전체 거래의 23.3%가 몰렸던 점을 고려하면 코스피지수가 2020을 뚫기 전까진 ‘환매의 벽’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반면 코스닥시장은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중소형주 펀드 환매가 몰리는 구조적인 ‘고비’를 넘어섰다는 평이다. 우리투자증권 분석에 의하면 2011년 이후 코스닥시장은 코스닥지수 510~540 구간에서 전체 거래의 41.8%가 몰렸다. 현재 수준(562.11)인 코스닥지수 560을 넘어선 구간에서 차지하는 매물은 3.2%로 아주 작다. 증권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공모 액티브주식중소형 펀드 33개의 설정액을 비교한 결과 코스닥지수 500~520대를 오간 2월에 267억원, 지수 530~540대를 오간 3월에 842억원의 ‘매물’이 이미 소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매물대에선 벗어난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선순환 가능성 기대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코스닥시장에 호재가 많다고 보고 있다. 코스닥시장 3대 축인 바이오, 휴대폰 부품, 호텔·레저업종이 모두 호재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 산업 대장주 셀트리온은 유럽시장 매출 확대 기대가 크고, 휴대폰 부품주들은 삼성전자의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S5’ 수혜 가능성이 작지 않다. 파라다이스 등 레저 관련주는 영종도 리조트 개발 효과가 예상된다. 여기에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소기업 관련 정책발표가 나올 것이란 전망도 코스닥시장 강세를 점치는 요인이다.

최근 상승세가 가팔랐던 만큼 기술적 하락에 대비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최현재 동양증권 스몰캡팀장은 “일부 모바일게임주 등에선 주가가 많이 오른 종목들은 고평가 논란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김동욱/이고운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