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걸스데이, 달샤벳, 레인보우 블랙, AOA./ 사진=변성현 기자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걸스데이, 달샤벳, 레인보우 블랙, AOA./ 사진=변성현 기자
[변성현 기자] 연초부터 계속된 걸그룹의 선정적인 무대에 음악 방송 프로그램이 무더기 징계를 받았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 9일과 14일 각각 지상파방송과 유료방송에 대한 심의의결 현황을 공개했다.

지상파방송 심의의결 결과 KBS 뮤직뱅크는 1월 10일·17일, MBC 쇼! 음악중심은 1월 11일·18일, SBS 인기가요는 12일·19일 방송에 대해 권고 조치를 받았다.

케이블 방송 역시 M.net 엠카운트다운이 1월 16일·2월 13일·20일, SBS MTV '더 쇼 : 올 어바웃 케이팝'이 1월 21일·2월 11일·18일·25일, MBC MUSIC은 2월 19일 방송분에 대해 각각 권고 조치를 받았다.
걸스데이/ 사진=변성현 기자
걸스데이/ 사진=변성현 기자
대부분 여성가수의 선정적인 안무가 문제였다.

내용을 살펴보니 ▲옆이 깊게 트이거나 몸에 밀착되는 치마를 입은 여성 가수들이 바닥에 엎드려 허리와 엉덩이를 흔들면서 튕기는 모습(걸스데이) ▲치마의 트인 부분을 걷거나 지퍼를 올려 허벅지를 노출하는 모습, 바닥에 누운 채 허벅지와 가슴 등을 훑는 모습, 다른 멤버의 손을 엉덩이에 올린 채 엉덩이를 돌리는 모습(AOA) ▲몸에 밀착되는 바지를 입고 노래를 부르며 손으로 하복부를 위로 쓸어 올리거나, 허리를 굽힌 채 양손으로 다리 안쪽을 쓸어 올리는 장면(달샤벳)이 문제가 됐다.
레인보우 블랙 / 사진=변성현 기자
레인보우 블랙 / 사진=변성현 기자
또 ▲가슴 부위에 살구색 천이 덧대어진 상의와 핫팬츠를 착용하고 노래를 부르며 무대에 누워 손으로 몸을 쓸어 올리거나 허리를 들어 올리고, 무대에 앉아 다리를 올렸다 내리거나 다리를 벌려 앉으며, 끈을 어깨에 걸쳐 잡고 골반을 흔들고 다리를 들어 올려 돌아앉는 장면(레인보우 블랙) ▲공연 중 다리를 벌리고 앉아 엉덩이를 흔들며 돌리고, 소파에 앉아 반복적으로 다리를 교차하여 꼬거나 오므리며 소파 위에 거꾸로 누워 손으로 몸을 쓸어 올리는 장면(선미) 등이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44조(수용수준) 제2항을 지적 받았다.

그룹 AOA의 경우 멤버 가운데 만 17세의 찬미가 선정적인 무대를 선보였다는 점도 제45조(출연) 제6항을 지적 받았다.
AOA / 사진=변성현 기자
AOA / 사진=변성현 기자
남성가수는 동방신기가 'Something'의 공연 중 가터벨트를 착용한 여성 댄서들이 다리를 벌리거나 엎드려 춤을 추는 장면 등이 문제가 됐다.

이들의 선정적인 무대는 컴백 당시부터 많은 논란을 일으켰지만, 그와 반대로 높은 순위를 기록하며 '노출 마케팅'이 이름 알리기에 큰 효과를 발휘했다.
달샤벳 / 사진=변성현 기자
달샤벳 / 사진=변성현 기자
걸그룹의 관계자 또한 "'섹시'라는 콘셉트를 들고 나온 걸그룹이 좋은 성과를 거두는 것을 뻔히 보면서도 과감히 다른 콘셉트로 바꾸는 것은 힘들다"고 말할 정도로 '섹시' 콘셉트는 걸그룹이 살아남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생각되 온 것이 사실이다.

무분별한 선정성에 대한 이번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권고 조치로 인해 각 방송국이 앞으로 어떤 기준으로 '노출 마케팅'에 제한을 둘지, 또 걸그룹 스스로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지 지켜볼 일이다.

한경닷컴 변성현 기자 byun8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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