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시계 · 휴대전화 동거 15년사 <下>…다시 '손목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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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LG전자 '프라다 링크' 첫 선…2009년 삼성 워치폰 복귀
2009년 '아이폰 혁명' 스마트폰 붐에 워치폰 시장 '괴멸'
2013년 '갤럭시 기어' 시작으로 다시 '웨어러블=스마트워치' 붐
2009년 '아이폰 혁명' 스마트폰 붐에 워치폰 시장 '괴멸'
2013년 '갤럭시 기어' 시작으로 다시 '웨어러블=스마트워치' 붐
[ 김민성 기자 ] 수원디지털시티 내에 개관한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SIM) 2관 모바일존. 20년 전인 1994년부터 출시된 '애니콜' 휴대전화 15개 모델이 골동품처럼 전시돼 있다.
1999년 탄생한 '워치폰'도 있다. 15년 전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내놓은 손목시계형 휴대전화. 지금 보면 어린이 장난감처럼 투박해 보이지만 당시엔 첨단 제품이었다.
올해 모바일 산업 총아는 단연 웨어러블(착용형) 기기다. 대표선수는 스마트워치(시계). 언뜻 보면 최근 트렌드처럼 보이지만 그 기술 역사는 이렇듯 15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손목시계와 휴대전화의 첫 동거부터 최근 스마트워치 열풍까지 그 15년사(史)를 정리해봤다.
손목시계 · 휴대전화 동거 15년사 (上) … 1999년 워치폰 탄생 에서 이어집니다.
◆ 2008년 국내기업 첫 스마트워치 'LG 프라다 링크' 휴대전화-손목시계 연동형 제품을 처음 내놓은 국내 업체는 LG전자였다.
2008년 11월 '프라다 링크(LG-LBA-T950)'. 'LG 프라다' 휴대전화 시리즈는 LG전자를 대표하는 명품폰이다. 2007년부터 명품 패션업체 프라다와 손잡고 디자인, 액세서리, 음향 등 기획부터 마케팅까지 모든 과정을 공동으로 개발한 고가 제품이다. 손가락 눌림을 인식하는 터치 화면(3인치·400X240 픽셀)을 도입해 주목받았다.
'프라다 링크'는 'LG 프라다'의 후속제품인 프라다2(LG-KF900)에 액세서리 번들로 포함된 제품이다. 블루투스로 프라다2와 연동됐다. 전화·문자 수신 시 발신자 정보와 메시지 확인, 통화 내역 저장, 통화 거절 등 기능과 양방향 알람 기능 등을 제공했다.
프라다2와 '프라다 링크' 가격은 당시 600유로, 299유로. 1유로가 2000원에 달하던 시절이라 프라다 링크는 60만 원짜리 고가였다.
◆ 2009년 삼성전자 '터치스크린' 워치폰 복귀
2009년 7월, 6년간 시장을 떠났던 삼성전자가 복귀했다. 블루투스로 휴대전화와 연동성을 높였지마 여전히 통화기능이 핵심인 '워치폰'이었다. 모델명은 '울트라 슬림 워치폰(GT-S9110)'. 두께가 11.98mm로 세계에서 가장 얇다는 점을 강조했다.
가장 큰 변화는 터치스크린. 덕분에 핵심 기능인 통화 기능도 직관적으로 편해졌다. 전화번호를 입력할 때 음성이나 조그 셔틀을 이용하던 불편에서 벗어나 숫자 자판을 손가락으로 눌러 입력할 수 있었다. 1.76인치로 화면도 커졌고, 256컬러(해상도 176X220)를 지원했다.
MP3 플레이어도 품었다. 음악을 저장할 수 있는 40MB 내장 메모리를 탑재했다. 배터리 성능도 개선됐다. 연속 통화시간은 4시간15분까지 늘어났다. 대기시간은 300시간에 달했다. 아웃룩 싱크를 통해 이메일을 확인했다. 계산기 및 환율 변환, 음성 메모 등 편의 기능이 추가됐다. 스크래치에 강한 강화유리를 사용해 사용자 편의성과 견고함을 높였다. 스테인레스 메탈바디에 가죽 소재의 시계줄을 사용,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가격은 450유로, 약 80만 원에 달했다.
LG전자도 삼성전자와 동시에 새로운 워치폰을 내놓았다.
2009년 1월 'CES 2009'와 2월 '모바일 월드콩 그레스(MWC)'에서 3세대(3G) 워치폰을 공개했다.
두께는 13.9mm, 3.63cm(1.43인치) 화면은 터치스크린이었다. 영상통화, 7.2 Mbps 속도 3G HSDPA, 음성 인식, TTS(Text to Speech), 생활 방수, 블루투스, 전화번호부, 일정표, MP3 플레이어, 스피커폰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했다. 가격은 1200달러. 당시 약 200만 원에 달하는 고가였다.
◆ 스마트폰 혁명…2013년 5세대 '갤럭시 기어' 등장 2009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고가 워치폰으로 혁신을 자랑할 때 세상은 전혀 방향으로 치닫고 있었다. 이른바 애플의 '아이폰 혁명'이었다. 손목시계를 연동형 스마트시계로 탈바꿈시키려 한 양사와는 달리 애플은 휴대전화 자체를 스마트폰으로 진화시켰다.
바야흐로 스마트폰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워치폰은 스마트폰 쓰나미에 밀려 다시 자취를 감췄다. 통화기능은 스마트폰의 수천가지 기능 중 하나로 전락했다. 통화기능이 핵심이던 워치폰의 경쟁력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이제부터는 최근 이야기다. 2009년 이후 애플과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등 IT 강자들은 스마트폰 전쟁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애플과 안드로이드 진영으로 나뉘어, 전세계 글로벌 점유율을 놓고 생존 싸움을 벌였다.
4년 간 스마트폰 및 태블릿PC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자 시장 수요 탄력성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업계는 새로운 카테고리 제품이 필요했다. 스마트폰에서 쌓은 기술력과 혁신성을 과시하고, 사용 편의성을 확장할 수 있는 새 공간이 필요했다.
스마트워치 경쟁은 그렇게 2013년 다시 불 붙었다. 애플이 아이폰 아이워치(iWatch)를 준비 중이라는 소문이 전세계 IT업계를 달궜다.
'워치폰의 원조' 삼성전자가 포문을 열었다. 2013년 9월 '갤럭시 기어'였다.
2009년 '울트라 슬림 워치폰' 이후 4년 만의 재도전이었다. 1세대인 1999년 세계 최초 워치폰 발매 이후 4번의 시장 실패를 경험한 뒤 나온 5세대 제품이었다.
당시 '갤럭시 기어'는 함께 공개된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3'보다 더 주목 받았다. 블루투스로 갤럭시 시리즈 스마트폰과 연동되지만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으로 구동됐다. 카메라가 탑재됐고, 음성인식 정확도는 더 높아졌다. 만보계 등 피트니스 기능이 강화된 것이 특징이었다. 출고가는 약 40만원이었다.
◆ 웨어러블의 시대…다시 15년간 이어진 '손목 전쟁' 올해 모바일 축은 급속히 웨어러블로 기울었다. 첫 타자는 공교롭게도 또 손목시계다. 15년 째 이어진 손목시계와 휴대전화의 한집살이는 현재진행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MWC 2014'에서 '갤럭시 기어' 후속작 스마트 워치 신제품을 3개나 공개했다. '삼성 기어2', '기어2 네오', '기어 핏' 등 단일 제조사 중 가장 많은 수였다. 기능 및 사용성에 따라 제품군을 더 세분화했다. 시장 및 소비자 기대치에 못미쳤다는 평가를 받은 '갤럭시 기어'의 문제점도 다수 보완했다. 신작 '갤럭시S 5' 및 과거 갤럭시 제품 20여종과 연동성을 높여 시장 선도자란 점도 각인시켰다.
LG전자도 올초 라이프 밴드 터치 공개에 이어 오는 6월 구글 스마트워치 제품을 개발 중이다. 구글의 첫 웨어러블 전용 OS인 '안드로이드 웨어' 기반 제품이다. 'G 아치(가칭)'도 개발 중이다.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상하 곡면폰 'G플렉스'처럼 그 모형이 아치 형태로 휘어져있는 게 특징이다. '전통의 강호' 일본 소니(스마트워치), 미국 페블 테크놀로지(페블), 미국 퀄컴(토크 워치) 구글(윔 스마트워치), 모토로라 모빌리티(모토 360) 등도 뛰어들었다.
애플은 스마트워치 경쟁에 불을 당겼지만 정작 실물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올해 3분기에는 '아이 워치(iWatch)'를 런칭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삼성 기어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헬스케어 기능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걸음수나 칼로리 소모량, 운동 거리 등을 체크하고 저장하는 피트니스 용도로 예상된다.
스포츠 의류 업체인 독일 아디다스와 미국 나이키도 스마트 시계를 선보였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시작된 웨어러블(입는) 기기 각축전은 의류 및 패션, 의료 시장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트위터 @mean_Ray
1999년 탄생한 '워치폰'도 있다. 15년 전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내놓은 손목시계형 휴대전화. 지금 보면 어린이 장난감처럼 투박해 보이지만 당시엔 첨단 제품이었다.
올해 모바일 산업 총아는 단연 웨어러블(착용형) 기기다. 대표선수는 스마트워치(시계). 언뜻 보면 최근 트렌드처럼 보이지만 그 기술 역사는 이렇듯 15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손목시계와 휴대전화의 첫 동거부터 최근 스마트워치 열풍까지 그 15년사(史)를 정리해봤다.
손목시계 · 휴대전화 동거 15년사 (上) … 1999년 워치폰 탄생 에서 이어집니다.
◆ 2008년 국내기업 첫 스마트워치 'LG 프라다 링크' 휴대전화-손목시계 연동형 제품을 처음 내놓은 국내 업체는 LG전자였다.
2008년 11월 '프라다 링크(LG-LBA-T950)'. 'LG 프라다' 휴대전화 시리즈는 LG전자를 대표하는 명품폰이다. 2007년부터 명품 패션업체 프라다와 손잡고 디자인, 액세서리, 음향 등 기획부터 마케팅까지 모든 과정을 공동으로 개발한 고가 제품이다. 손가락 눌림을 인식하는 터치 화면(3인치·400X240 픽셀)을 도입해 주목받았다.
'프라다 링크'는 'LG 프라다'의 후속제품인 프라다2(LG-KF900)에 액세서리 번들로 포함된 제품이다. 블루투스로 프라다2와 연동됐다. 전화·문자 수신 시 발신자 정보와 메시지 확인, 통화 내역 저장, 통화 거절 등 기능과 양방향 알람 기능 등을 제공했다.
프라다2와 '프라다 링크' 가격은 당시 600유로, 299유로. 1유로가 2000원에 달하던 시절이라 프라다 링크는 60만 원짜리 고가였다.
◆ 2009년 삼성전자 '터치스크린' 워치폰 복귀
2009년 7월, 6년간 시장을 떠났던 삼성전자가 복귀했다. 블루투스로 휴대전화와 연동성을 높였지마 여전히 통화기능이 핵심인 '워치폰'이었다. 모델명은 '울트라 슬림 워치폰(GT-S9110)'. 두께가 11.98mm로 세계에서 가장 얇다는 점을 강조했다.
가장 큰 변화는 터치스크린. 덕분에 핵심 기능인 통화 기능도 직관적으로 편해졌다. 전화번호를 입력할 때 음성이나 조그 셔틀을 이용하던 불편에서 벗어나 숫자 자판을 손가락으로 눌러 입력할 수 있었다. 1.76인치로 화면도 커졌고, 256컬러(해상도 176X220)를 지원했다.
MP3 플레이어도 품었다. 음악을 저장할 수 있는 40MB 내장 메모리를 탑재했다. 배터리 성능도 개선됐다. 연속 통화시간은 4시간15분까지 늘어났다. 대기시간은 300시간에 달했다. 아웃룩 싱크를 통해 이메일을 확인했다. 계산기 및 환율 변환, 음성 메모 등 편의 기능이 추가됐다. 스크래치에 강한 강화유리를 사용해 사용자 편의성과 견고함을 높였다. 스테인레스 메탈바디에 가죽 소재의 시계줄을 사용,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가격은 450유로, 약 80만 원에 달했다.
LG전자도 삼성전자와 동시에 새로운 워치폰을 내놓았다.
2009년 1월 'CES 2009'와 2월 '모바일 월드콩 그레스(MWC)'에서 3세대(3G) 워치폰을 공개했다.
두께는 13.9mm, 3.63cm(1.43인치) 화면은 터치스크린이었다. 영상통화, 7.2 Mbps 속도 3G HSDPA, 음성 인식, TTS(Text to Speech), 생활 방수, 블루투스, 전화번호부, 일정표, MP3 플레이어, 스피커폰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했다. 가격은 1200달러. 당시 약 200만 원에 달하는 고가였다.
◆ 스마트폰 혁명…2013년 5세대 '갤럭시 기어' 등장 2009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고가 워치폰으로 혁신을 자랑할 때 세상은 전혀 방향으로 치닫고 있었다. 이른바 애플의 '아이폰 혁명'이었다. 손목시계를 연동형 스마트시계로 탈바꿈시키려 한 양사와는 달리 애플은 휴대전화 자체를 스마트폰으로 진화시켰다.
바야흐로 스마트폰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워치폰은 스마트폰 쓰나미에 밀려 다시 자취를 감췄다. 통화기능은 스마트폰의 수천가지 기능 중 하나로 전락했다. 통화기능이 핵심이던 워치폰의 경쟁력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이제부터는 최근 이야기다. 2009년 이후 애플과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등 IT 강자들은 스마트폰 전쟁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애플과 안드로이드 진영으로 나뉘어, 전세계 글로벌 점유율을 놓고 생존 싸움을 벌였다.
4년 간 스마트폰 및 태블릿PC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자 시장 수요 탄력성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업계는 새로운 카테고리 제품이 필요했다. 스마트폰에서 쌓은 기술력과 혁신성을 과시하고, 사용 편의성을 확장할 수 있는 새 공간이 필요했다.
스마트워치 경쟁은 그렇게 2013년 다시 불 붙었다. 애플이 아이폰 아이워치(iWatch)를 준비 중이라는 소문이 전세계 IT업계를 달궜다.
'워치폰의 원조' 삼성전자가 포문을 열었다. 2013년 9월 '갤럭시 기어'였다.
2009년 '울트라 슬림 워치폰' 이후 4년 만의 재도전이었다. 1세대인 1999년 세계 최초 워치폰 발매 이후 4번의 시장 실패를 경험한 뒤 나온 5세대 제품이었다.
당시 '갤럭시 기어'는 함께 공개된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3'보다 더 주목 받았다. 블루투스로 갤럭시 시리즈 스마트폰과 연동되지만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으로 구동됐다. 카메라가 탑재됐고, 음성인식 정확도는 더 높아졌다. 만보계 등 피트니스 기능이 강화된 것이 특징이었다. 출고가는 약 40만원이었다.
◆ 웨어러블의 시대…다시 15년간 이어진 '손목 전쟁' 올해 모바일 축은 급속히 웨어러블로 기울었다. 첫 타자는 공교롭게도 또 손목시계다. 15년 째 이어진 손목시계와 휴대전화의 한집살이는 현재진행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MWC 2014'에서 '갤럭시 기어' 후속작 스마트 워치 신제품을 3개나 공개했다. '삼성 기어2', '기어2 네오', '기어 핏' 등 단일 제조사 중 가장 많은 수였다. 기능 및 사용성에 따라 제품군을 더 세분화했다. 시장 및 소비자 기대치에 못미쳤다는 평가를 받은 '갤럭시 기어'의 문제점도 다수 보완했다. 신작 '갤럭시S 5' 및 과거 갤럭시 제품 20여종과 연동성을 높여 시장 선도자란 점도 각인시켰다.
LG전자도 올초 라이프 밴드 터치 공개에 이어 오는 6월 구글 스마트워치 제품을 개발 중이다. 구글의 첫 웨어러블 전용 OS인 '안드로이드 웨어' 기반 제품이다. 'G 아치(가칭)'도 개발 중이다.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상하 곡면폰 'G플렉스'처럼 그 모형이 아치 형태로 휘어져있는 게 특징이다. '전통의 강호' 일본 소니(스마트워치), 미국 페블 테크놀로지(페블), 미국 퀄컴(토크 워치) 구글(윔 스마트워치), 모토로라 모빌리티(모토 360) 등도 뛰어들었다.
애플은 스마트워치 경쟁에 불을 당겼지만 정작 실물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올해 3분기에는 '아이 워치(iWatch)'를 런칭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삼성 기어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헬스케어 기능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걸음수나 칼로리 소모량, 운동 거리 등을 체크하고 저장하는 피트니스 용도로 예상된다.
스포츠 의류 업체인 독일 아디다스와 미국 나이키도 스마트 시계를 선보였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시작된 웨어러블(입는) 기기 각축전은 의류 및 패션, 의료 시장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트위터 @mean_R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