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오바마, 세월호 묵념 제안…단원고에는 백악관 목련 묘목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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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만찬도 '애도 코드'
세월호 침몰 날 게양한 성조기 전하며 위로
"한국의 미래인 젊은이들 피해에 깊은 슬픔"
양국 정상, 10여분간 靑 정원서 '친교산책'
세월호 침몰 날 게양한 성조기 전하며 위로
"한국의 미래인 젊은이들 피해에 깊은 슬픔"
양국 정상, 10여분간 靑 정원서 '친교산책'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세월호 침몰 사고 직후라는 시점을 감안해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25일 브리핑에서 “방한 일정은 전체적으로 진지하고 간소하게 짜여졌다”며 “오바마 대통령은 화려하지 않은 일정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린이 환영단 행사 생략
차분한 분위기는 오바마 대통령의 청와대 첫 일정인 공식환영식부터 시작됐다. 취타대 연주와 어린이 환영단 행사 등이 생략됐고, 환영식 진행 시간도 평소보다 짧았다.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시작하기 전 약 30초간 고개를 숙여 묵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국민들을 대표해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해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고자 한다”고 묵념을 제안했고, 박 대통령은 묵념 후 “우리 국민들에게 큰 위로가 되고 있다”고 답했다.
성조기·목련 전달한 까닭은
오바마 대통령은 또 박 대통령에게 세월호가 침몰한 지난 16일 백악관에 게양한 성조기를 전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에서는 군인이나 참전용사가 목숨을 잃었을 때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국기를 증정하는 전통이 있다”며 “이 국기는 세월호가 침몰한 바로 그날 백악관에 게양됐던 국기인데, 미국의 정신으로 미국민을 대표해 드리겠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 정부를 통해 세월호 참사를 당한 안산 단원고에 백악관 목련 묘목도 전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목련나무는 아름다움을 뜻하고 봄마다 새로 피는 부활을 의미한다”며 “모든 학생들의 아름다운 생명과 한·미 양국의 우정을 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증된 목련은 앤드루 잭슨 미국 7대 대통령이 자신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부인을 기려 1800년대 중반 백악관 잔디밭에 심은 것으로, 많은 미국 대통령이 이 나무에 정서적 가치를 부여해왔다고 청와대 측은 설명했다.
궁중신선로…건배주는 미국산 포도주
차분한 분위기는 만찬행사까지 계속됐다. 양국 정상은 이날 저녁 청와대에서 업무 만찬을 함께했다. 업무 만찬은 만찬 자체에 초점을 두는 국빈 만찬과 달리 식사와 함께 현안을 논의하는 실무 성격이 짙다. 만찬장에 음악도 틀지 않았다고 한다. 건배주는 미국산 포도주였다.
만찬 메뉴는 색동 구절판과 삼계죽, 궁중신선로 등으로 구성된 한식이었다. 미국산 안심스테이크도 나왔다. 어린 시절을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하와이에서 보낸 오바마 대통령은 불고기와 잡채, 김치 등 한식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도 두 정상만의 산책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함께한 일정 중에는 ‘친교 산책’도 있었다. 양국 정상이 청와대 소정원에서 배석자 없이 약 10분간 함께 산책한 것이다. 이 일정은 지난해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 당시 오바마 대통령의 제안으로 두 정상이 백악관 내 로즈가든 옆 복도를 10여분간 산책한 것에 대한 화답 차원에서 이뤄졌다.
미국 대통령으로 첫 경복궁 관람
양국 정상은 이날 문화재 인수 행사도 소화했다. 미국이 오바마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대한제국 국새였던 황제지보 등 문화재 9점을 반환한 것을 기념하는 행사였다. 이들 문화재는 6·25전쟁에 참전한 미군이 덕수궁에서 불법 반출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반환은) 미국이 한국과 한국 국민을 존경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청와대를 방문하기 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을 찾아 전사자 명비(名碑)에 헌화하고 6·25전쟁에 참전한 미군 장병을 추모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박상미 한국외국어대 교수의 안내를 받으며 미국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경복궁 경내를 관람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어린이 환영단 행사 생략
차분한 분위기는 오바마 대통령의 청와대 첫 일정인 공식환영식부터 시작됐다. 취타대 연주와 어린이 환영단 행사 등이 생략됐고, 환영식 진행 시간도 평소보다 짧았다.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시작하기 전 약 30초간 고개를 숙여 묵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국민들을 대표해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해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고자 한다”고 묵념을 제안했고, 박 대통령은 묵념 후 “우리 국민들에게 큰 위로가 되고 있다”고 답했다.
성조기·목련 전달한 까닭은
오바마 대통령은 또 박 대통령에게 세월호가 침몰한 지난 16일 백악관에 게양한 성조기를 전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에서는 군인이나 참전용사가 목숨을 잃었을 때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국기를 증정하는 전통이 있다”며 “이 국기는 세월호가 침몰한 바로 그날 백악관에 게양됐던 국기인데, 미국의 정신으로 미국민을 대표해 드리겠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 정부를 통해 세월호 참사를 당한 안산 단원고에 백악관 목련 묘목도 전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목련나무는 아름다움을 뜻하고 봄마다 새로 피는 부활을 의미한다”며 “모든 학생들의 아름다운 생명과 한·미 양국의 우정을 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증된 목련은 앤드루 잭슨 미국 7대 대통령이 자신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부인을 기려 1800년대 중반 백악관 잔디밭에 심은 것으로, 많은 미국 대통령이 이 나무에 정서적 가치를 부여해왔다고 청와대 측은 설명했다.
궁중신선로…건배주는 미국산 포도주
차분한 분위기는 만찬행사까지 계속됐다. 양국 정상은 이날 저녁 청와대에서 업무 만찬을 함께했다. 업무 만찬은 만찬 자체에 초점을 두는 국빈 만찬과 달리 식사와 함께 현안을 논의하는 실무 성격이 짙다. 만찬장에 음악도 틀지 않았다고 한다. 건배주는 미국산 포도주였다.
만찬 메뉴는 색동 구절판과 삼계죽, 궁중신선로 등으로 구성된 한식이었다. 미국산 안심스테이크도 나왔다. 어린 시절을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하와이에서 보낸 오바마 대통령은 불고기와 잡채, 김치 등 한식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도 두 정상만의 산책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함께한 일정 중에는 ‘친교 산책’도 있었다. 양국 정상이 청와대 소정원에서 배석자 없이 약 10분간 함께 산책한 것이다. 이 일정은 지난해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 당시 오바마 대통령의 제안으로 두 정상이 백악관 내 로즈가든 옆 복도를 10여분간 산책한 것에 대한 화답 차원에서 이뤄졌다.
미국 대통령으로 첫 경복궁 관람
양국 정상은 이날 문화재 인수 행사도 소화했다. 미국이 오바마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대한제국 국새였던 황제지보 등 문화재 9점을 반환한 것을 기념하는 행사였다. 이들 문화재는 6·25전쟁에 참전한 미군이 덕수궁에서 불법 반출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반환은) 미국이 한국과 한국 국민을 존경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청와대를 방문하기 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을 찾아 전사자 명비(名碑)에 헌화하고 6·25전쟁에 참전한 미군 장병을 추모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박상미 한국외국어대 교수의 안내를 받으며 미국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경복궁 경내를 관람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