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안에 부는 삼성 바람…반도체 협력사 등 100개社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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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 삼성, 시안 반도체공장 5월 준공
2년새 교민수 네 배 늘어
존슨앤드존슨 등 글로벌기업도 대규모 투자 잇따라
시안=김태완 twkim@hankyung.com
2년새 교민수 네 배 늘어
존슨앤드존슨 등 글로벌기업도 대규모 투자 잇따라
시안=김태완 twkim@hankyung.com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유치 뒤 2년간 시안 교민이 네 배나 늘었어요. 지금은 5000여명쯤 돼요. 현지 한국 기업도 삼성전자와 협력업체 60개를 포함해 100여개나 됩니다.”(정구호 시안 한국상회 회장)
시안시 고신개발구 청사 부근에 있는 아파트단지 뤼디스지청(綠地世紀城). 이 단지 사이에 있는 상업지구엔 골목마다 한국 식당과 한국 상점들이 줄지어 있다. 지난 25일 이곳에서 만난 정구호 회장은 “근처에 살고 있는 한국인만 3000명이 넘는다”며 “시안은 진출 기업 수나 투자 규모로 볼 때 중국 중서부 도시 중에서 한국 기업들의 최대 거점도시가 됐다”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들 시안으로 몰려
같은 날 방문한 고신개발구 남쪽 친링산맥 부근의 삼성반도체 공장. 공식 준공식 행사는 내달 9일이지만 이미 정상 가동 중이었다. 지난해 말부터 시험 가동한 뒤 지난 20일 상업생산에 돌입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는 전공정 공장만 완공돼 생산한 제품을 쑤저우 등으로 보내 가공하고 있다”며 “올해 말까지 후공정 공장도 완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첨단제품인 ‘3차원 수직구조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생산한다.
삼성전자 공장 유치 후 시안 경제는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다. 시안은 진나라, 당나라를 비롯 중국 13개 왕조의 수도였던 고도(古都)지만 내륙에 있어 발전이 더뎠다. 과거 최대 규모의 외자 유치는 미국 마이크론의 3억달러가 고작이었다. 그러나 70억달러를 들인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들어선 뒤 글로벌 대기업들의 투자가 줄을 잇고 있다. 존슨앤드존슨이 6억달러를 투자해 항생제 공장을 짓기로 했고, 삼성SDI도 같은 규모로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 시안 북쪽에 있는 자동차물류단지에는 중국 민영자동차 업체인 지리자동차 공장이 들어온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시안시 정부는 기아자동차 중국 4공장 유치전에도 뛰어들었다. 휴대폰 브랜드 ‘쿨패드’로 유명한 중국 기업 위룽도 휴대폰 제조 공장을 짓기로 확정했다. 김종복 KOTRA 시안무역관장은 “위룽이 오면서 한국 휴대폰 부품업체들과 협력을 희망하고 있다”며 “시안에 있는 시센신구도 올해 국가급신구로 지정돼 더 많은 외국 기업들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고신개발구에 있는 샹그릴라호텔에선 한·중 보건의료포럼 회의가 성황리에 열렸다. 보건산업진흥원이 한국 의료기관의 산시성 진출을 모색하기 위해 개최한 행사였다. 김삼량 보건산업진흥원 국제의료본부 본부장은 “한국의 예치과와 휴케어가 곧 시안에서 치과와 성형·피부미용 병원을 개업할 예정”이라며 “지난해 6월 박근혜 대통령의 시안 방문 이후 우호적인 협력 분위기가 조성돼 있어 한국 의료기관 진출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신실크로드 경제권의 핵심도시로 부상
동치엔리 창안대 교수는 지난 24일 산업연구원 등이 시안 크라운프라자호텔에서 연 ‘한·중 지식인 라운드테이블 및 국제세미나’에서 “시안은 유라시아철도와 중국횡단철도의 거점으로 물류의 중심지가 될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이 적극적인 진출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시안은 △전력과 물이 풍부하고 △지진이 없으며 △우수 대학이 많아 인재가 풍부하다는 점 등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인건비도 상하이의 70% 수준이다. 한 관계자는 “공산당 정치국 위원 25명 중 시진핑 주석과 왕치산 당기율위서기 등을 비롯한 6명이 시안을 비롯한 산시성 출신”이라며 “이번 정부에서 시안이 크게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산시성 정부의 한국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도 장점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산시수두(陝西速度)’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공장 설립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설립 신청을 한 뒤 법인설립증을 받을 때까지 88일밖에 안 걸렸다”며 “중앙정부까지 승인을 받아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에서 이렇게 빨리 행정 절차가 마무리된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산시성 정부는 내달 23일 제18회 중국동서부합작·투자무역상담회를 시안에서 연다. 올해는 특히 20개국이 참여하는 제1회 실크로드박람회가 함께 열린다. 행사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50여개 한국 기업이 참여해 중국 내륙시장의 문을 두드릴 예정이다.
시안=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
시안시 고신개발구 청사 부근에 있는 아파트단지 뤼디스지청(綠地世紀城). 이 단지 사이에 있는 상업지구엔 골목마다 한국 식당과 한국 상점들이 줄지어 있다. 지난 25일 이곳에서 만난 정구호 회장은 “근처에 살고 있는 한국인만 3000명이 넘는다”며 “시안은 진출 기업 수나 투자 규모로 볼 때 중국 중서부 도시 중에서 한국 기업들의 최대 거점도시가 됐다”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들 시안으로 몰려
같은 날 방문한 고신개발구 남쪽 친링산맥 부근의 삼성반도체 공장. 공식 준공식 행사는 내달 9일이지만 이미 정상 가동 중이었다. 지난해 말부터 시험 가동한 뒤 지난 20일 상업생산에 돌입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는 전공정 공장만 완공돼 생산한 제품을 쑤저우 등으로 보내 가공하고 있다”며 “올해 말까지 후공정 공장도 완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첨단제품인 ‘3차원 수직구조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생산한다.
삼성전자 공장 유치 후 시안 경제는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다. 시안은 진나라, 당나라를 비롯 중국 13개 왕조의 수도였던 고도(古都)지만 내륙에 있어 발전이 더뎠다. 과거 최대 규모의 외자 유치는 미국 마이크론의 3억달러가 고작이었다. 그러나 70억달러를 들인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들어선 뒤 글로벌 대기업들의 투자가 줄을 잇고 있다. 존슨앤드존슨이 6억달러를 투자해 항생제 공장을 짓기로 했고, 삼성SDI도 같은 규모로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 시안 북쪽에 있는 자동차물류단지에는 중국 민영자동차 업체인 지리자동차 공장이 들어온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시안시 정부는 기아자동차 중국 4공장 유치전에도 뛰어들었다. 휴대폰 브랜드 ‘쿨패드’로 유명한 중국 기업 위룽도 휴대폰 제조 공장을 짓기로 확정했다. 김종복 KOTRA 시안무역관장은 “위룽이 오면서 한국 휴대폰 부품업체들과 협력을 희망하고 있다”며 “시안에 있는 시센신구도 올해 국가급신구로 지정돼 더 많은 외국 기업들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고신개발구에 있는 샹그릴라호텔에선 한·중 보건의료포럼 회의가 성황리에 열렸다. 보건산업진흥원이 한국 의료기관의 산시성 진출을 모색하기 위해 개최한 행사였다. 김삼량 보건산업진흥원 국제의료본부 본부장은 “한국의 예치과와 휴케어가 곧 시안에서 치과와 성형·피부미용 병원을 개업할 예정”이라며 “지난해 6월 박근혜 대통령의 시안 방문 이후 우호적인 협력 분위기가 조성돼 있어 한국 의료기관 진출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신실크로드 경제권의 핵심도시로 부상
동치엔리 창안대 교수는 지난 24일 산업연구원 등이 시안 크라운프라자호텔에서 연 ‘한·중 지식인 라운드테이블 및 국제세미나’에서 “시안은 유라시아철도와 중국횡단철도의 거점으로 물류의 중심지가 될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이 적극적인 진출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시안은 △전력과 물이 풍부하고 △지진이 없으며 △우수 대학이 많아 인재가 풍부하다는 점 등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인건비도 상하이의 70% 수준이다. 한 관계자는 “공산당 정치국 위원 25명 중 시진핑 주석과 왕치산 당기율위서기 등을 비롯한 6명이 시안을 비롯한 산시성 출신”이라며 “이번 정부에서 시안이 크게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산시성 정부의 한국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도 장점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산시수두(陝西速度)’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공장 설립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설립 신청을 한 뒤 법인설립증을 받을 때까지 88일밖에 안 걸렸다”며 “중앙정부까지 승인을 받아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에서 이렇게 빨리 행정 절차가 마무리된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산시성 정부는 내달 23일 제18회 중국동서부합작·투자무역상담회를 시안에서 연다. 올해는 특히 20개국이 참여하는 제1회 실크로드박람회가 함께 열린다. 행사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50여개 한국 기업이 참여해 중국 내륙시장의 문을 두드릴 예정이다.
시안=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