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자유무역지역 1공구 표준공장 3호동 옆 부지에서 표준공장과 주차빌딩 신축이 한창이다. 창원=강종효 기자
마산자유무역지역 1공구 표준공장 3호동 옆 부지에서 표준공장과 주차빌딩 신축이 한창이다. 창원=강종효 기자
28일 오전 경남 창원시 마산자유무역지역 표준공장 3호동 노키아티엠씨. 지난 24일 마이크로소프트가 노키아 한국공장 법인인 노키아티엠씨를 인수하지 않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부 사무직원을 제외한 생산직 200여명은 출근하지 않고 있다. 보안직원 2~3명만 정문에서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노키아티엠씨의 한 직원은 “24일 직원 총회에서 폐쇄한다는 것 외에 어떠한 결정도 없었다”며 “회사 측의 구체적인 설명이 없어 갑갑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1984년 입주해 한때 상시고용 2000여명, 연간 수출 40억달러로 마산자유무역지역의 대표주자였던 노키아티엠씨가 공장폐쇄 절차를 밟고 있다.

1970년 설립된 대한민국 1호 수출지역인 마산자유무역지역이 글로벌 기업 노키아가 철수하는 등 위상이 추락하고 있다.

◆수출·고용 모두 곤두박질

마산 자유무역지역, '버팀목' 노키아티엠씨마저 문닫아
수출은 2008년 50억7000만달러로 최고를 기록한 뒤 지난해 15억2700만달러로 매년 급감했다. 지난해 수출은 마산자유무역지역 관리원이 예상한 20억달러를 훨씬 밑돌았다. 고용인원은 1987년 3만6411명에서 지난해 6009명으로 줄었다. 입주기업 101개 중 올 들어 지난 3월까지 1달러도 수출하지 못한 기업도 24개나 된다. 서경호 관리원 투자홍보과장은 “마산자유무역지역 수출의 75%를 차지하던 노키아티엠씨의 구조조정과 엔저 현상 등으로 수출이 감소하고 있다”며 “올해는 노키아티엠씨 폐쇄 등으로 사실상 자유무역지역 지위를 잃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자동화설비를 생산해 지난해 60여만달러어치를 수출한 A사 관계자는 “수출 일감이 줄었고 환율 하락까지 겹쳐 올 들어서는 지금까지 1달러도 수출하지 못했다”며 “내수로 살길을 찾고 있지만 그마저도 힘겹다”고 토로했다.

◆‘무늬만’ 외투기업 걸러내야

마산자유무역지역 관리원은 투자유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2009년부터 2016년까지 2300억원을 들여 낡은 공장을 허물고 새로 짓는 구조고도화 사업을 벌이고 있다. 12월에 끝나는 1단계 사업은 기존 표준공장 4개동을 3개동으로 재건축해 연면적 4만6821㎡인 건물을 연면적 8만756㎡ 건물로 개선한다. 또 2016년까지 완료되는 2단계는 표준공장 6개동의 연면적을 12만1380㎡ 건물로 신축할 계획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구조고도화 사업만으로는 무역지역으로 다시 활성화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한다. 송부용 경남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구조고도화 사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경쟁력 있고 수출 지향적인 업종의 재구조화가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며 “전자산업 생산기지로 발전시킬 게 아니라 연구개발(R&D)을 포함한 복합 기능을 갖춘 산업단지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무역지역에 입주한 외국인 투자기업은 달랑 1억원 투자로 수출도 하지 않으면서 각종 세제 혜택을 누린다”며 “이런 허점을 악용해 불법 재임대하는 ‘무늬만 외국인 기업’을 손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원=강종효 기자 k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