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인 대표가 20시간 연속 작업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던 다이빙벨. 결국 투입 3일 만에 자진 철수했다. 사진=YTN 뉴스특보 캡처
이종인 대표가 20시간 연속 작업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던 다이빙벨. 결국 투입 3일 만에 자진 철수했다. 사진=YTN 뉴스특보 캡처
논란의 다이빙벨, 결국 자진철수

세월호 사고 해역에 다이빙벨을 투입한 지 3일 만에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가 자진철수를 선언했다.

이종인 대표는 1일 "다이빙벨이 수심 23m에서 설치돼 잠수사 2명이 각각 25분과 20분 가량 수색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고 밝힌 뒤 다이빙벨을 실은 바지선을 세월호 사고 현장에서 철수시켰다.

당초 이종인 대표는 다이빙벨로 20시간 연속 작업이 가능하며, 조류에 상관 없이 구조·수색이 가능하다고 주장해왔다. 때문에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해경 측에 투입을 강력히 요청하는 등 실낱 같은 희망의 상징으로까지 부각되어 왔기에 다이빙벨 철수에 따른 실망과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종인 대표는 다이빙벨 철수에 대해 "우리가 나타나서 공을 세웠을 때 기존 수색 세력들 사기가 저하된다는 생각에 철수를 결심했다"며 "실종자 수색작업은 지금 계속 하시는 분들이 조금 더 사람을 늘린다든지 하는 방법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이빙벨은 정식 투입이 결정된 이후 설치가 지연되거나 산소 공급등의 문제로 정작 구조·수색 작업에 이렇다할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철수의 이유를 당국과의 실적 싸움으로 밝힌 것에 대해 비난이 일자 이종인 대포는 "그래도 철수 이유가 그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가 한 행동이 구조·수색 작업에 혼선을 빚었다고 한다면 혼선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실종자 가족들에 대해서는 사과의 뜻을 밝히며 "진심으로 죄송하다. 나름대로 내 것을 다 포기하고 했지만 기대를 저버려 죄송하다"고 전했다. 수차례 갈등을 빚었던 구조당국에 대해서도 "마무리 작업 잘 해주시고 그동안 분란 일으켜 죄송하다"고 말했다.

다이빙벨 투입으로 일말의 희망을 가졌던 실종자 가족들은 철수에 강한 실망감을 내비쳤다. 알파 측 바지선에 동승했던 한 실종자 가족은 "이종인 씨가 장난친 것으로 밖에 생각이 안 된다"며 분노를 드러내기도 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다이빙벨이 있는 바지선을 향해 "대답하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고명석 범정부 사고대책본부 대변인은 다이빙벨의 철수에 대해 "투입 계획도, 뺀 것도 이종인 대표의 의사에 따른 것"이라며 "빼라 마라 지시 안 했다. 지원이 필요한 부분만 했다"고 밝혔다.

이종인 대표 역시 "해경 측의 협조는 잘 이루어졌다"고 밝힌 바 있다.

고 대변인은 "가족이 원하고 이종인 대표도 원하면 앞으로도 투입 계획은 검토해보겠다. 다이빙벨의 실효성에 대해선 통신과 카메라 장비를 사용한 만큼 확인하면 될 것이다. 다만 자료를 스스로 내놓지 않으면 확인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이빙벨 논란이 불거진 이후 그 실효성에 대해서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그동안 안전성 등을 들며 투입에 부정적 입장을 견지해 온 바 있다.

이종인 대표는 이에 대해 "사업하는 사람으로서 실력을 입증받을 수 있는 기회였다. 사람을 쓸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이번 일로 인해 앞으로 질타받고 사업에도 문제가 생길 것이다"라고 밝혀 당분간 논란이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이번 주 안에 1차 수색을 마무리하고 다음 주말까지 문이 열리지 않는 미개방 격실과 승객이 다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일부 공용구역을 수색할 방침"이라며 "열리지 않는 객실 문을 열기 위해 유압 장비 등 해군과 소방기관 등의 장비를 동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