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에 따른 소비 위축이 장기화되면 7만3000개가량의 일자리가 허공으로 날아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올해 신규 취업자 증가폭이 당초 정부가 전망한 45만명에서 38만명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1일 ‘내수 디플레이션 우려된다’는 보고서에서 이번 참사로 전체 민간 소비지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오락·문화, 음식·숙박 부문의 소비가 향후 3개월간 5%가량 줄어들 경우 고용시장에 이 같은 타격이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해당 분야 소비 ‘5% 감소’ 전망은 세월호가 침몰한 지난달 16일 이후 신용카드 이용 현황 등을 반영해 추산한 수치다.

세월호 사고 전인 4월1~15일에 전년 동기 대비 12.9% 증가세를 보였던 레저업의 신용카드 승인액은 사고 이후인 4월16~30일에는 3.6% 감소세로 돌아섰다. 여객선 운송업은 같은 기간 41.8% 증가에서 29.9% 감소로 바뀌었고 요식업의 신용카드 승인액은 이 기간 12.7%에서 7.3%로 증가세가 둔화됐다.

연구원은 이들 업종의 경우 시간제 일자리가 많아 매출 감소가 일자리 감소로 직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한국은행 산업연관표에 따르면 매출 10억원당 음식점 및 숙박서비스업의 취업유발계수는 28.5명으로 전체 산업 평균(13.9명)의 두 배를 넘는다.

연구원은 또 관련 분야 소비 위축으로 올해 전체 민간소비가 당초 전망치보다 0.3%포인트, 올해 경제성장률은 0.1%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정부는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을 3.3%, 경제성장률은 3.9%로 전망하고 있다.

연구원은 이 같은 충격을 막기 위해 정부가 지난 9일 발표한 경기 부양책을 차질없이 시행하는 동시에 국민들의 해외 소비를 국내 소비로 돌리는 ‘사회부조 운동’을 벌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