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가 10만弗 낸 유전자 분석…지금 한국선 3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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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등 질병예측 서비스 문턱 낮아져
개인별 약물·수술법 제시…맞춤형 치료
제약·헬스케어·식품 등 활용분야 '빅뱅'
개인별 약물·수술법 제시…맞춤형 치료
제약·헬스케어·식품 등 활용분야 '빅뱅'
위암 간암 고혈압 등 질병에 걸릴 확률을 조사하는 ‘유전자 분석 서비스’ 비용이 최근 30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유전자 분석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990년대 초반 미국에서 한 사람의 유전정보 전체를 분석하는 데 15년이 걸리고 비용이 30억달러(약 3조원)가 들어갔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다.
◆한국선 지난해부터 본격화
2011년 췌장암으로 타계한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췌장암 유전 정보를 분석하는 데 쓴 비용은 약 10만달러(약 1억원)였다. 그로부터 3년가량 지난 지금 미국에서는 1000달러면 유전자 정보를 하루 만에 분석할 수 있게 됐다.
국내에서는 2012년 12월 서울아산병원이 암 환자의 유전정보를 분석해 최적의 치료법을 적용하는 ‘유전체맞춤암치료센터’를 열면서 맞춤형 치료가 시작됐다. 유창식 서울아산병원 암센터 소장은 “환자에 따라 암 유전자 발현이나 활성 정도가 다르다”며 “유전자 분석을 통해 나타난 변이를 찾아내 환자에게 맞는 최적의 치료를 하기 때문에 치료 기간과 비용뿐만 아니라 부작용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유전자 분석 서비스는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다. SK케미칼 유한양행 등 제약사들이 각각 디엔에이링크, 테라젠이텍스 등 유전정보 분석기업과 손잡고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올해 국내 유전자 분석 시장 규모는 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30만원에 10가지 질병 파악
유전자 분석 서비스는 ‘유전자 변이로 인한 특정질병 발병 확률’을 보여준다. 미국의 여배우 앤젤리나 졸리가 ‘유전자 BRCA1에 돌연변이가 나타나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87%’라는 유전자 분석 결과에 따라 지난해 2월 유방절제 수술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졸리는 유방을 미리 절제하는 수술로 발병률을 5%로 낮췄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대장암 췌장암 폐암 위암 간암 등 발병률이 높은 암뿐만 아니라 고혈압, 뇌졸중, 고지혈증, 치매, 골관절염, 파킨슨병 등의 발병 가능성을 알아볼 수 있다. 비용은 30만대에서부터 1500만원까지 다양하다.
30만원대 유전정보 분석은 남성의 경우 대장암 췌장암 전립선암 고혈압 등 10가지 질병, 여성은 위암 대장암 췌장암 자궁내막암 유방암 등 10가지 질병에 대해 조사한다. 비용이 늘어날수록 조사하는 유전자 정보가 늘어난다. 예컨대 1500만원 짜리는 각종 질병뿐만 아니라 약물 민감성, 신체 특성 등에 대한 150여가지 정보를 제공한다. 짧게는 1주일, 길게는 두 달가량 걸린다.
◆미래 먹거리산업으로 부상
유전자 분석은 제약산업이나 헬스케어 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되고 있다. 동아제약은 마크로젠과 함께 특정 질병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표적 치료할 수 있는 신약을 개발하기로 했다. 대웅제약은 유전 정보를 활용해 최적의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미국에서는 개인 유전정보 분석 서비스가 2007년부터 시작된 이후 매년 20% 이상 고속 성장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2017년까지 암과 유전질환 환자 10만명의 혈액 샘플을 채취해 유전정보를 분석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미국 유전분석 업체를 인수하는 등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국 정부도 올해부터 8년 동안 관련 연구에 총 5788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관건은 유전자 분석의 ‘정확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개별 유전자의 변이 확률을 정확하게 예측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10만명의 유전 정보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국내 유전정보 분석기업 가운데 한국인 데이터베이스가 가장 많은 디엔에이링크도 확보한 유전 정보가 5만2000명가량에 불과하다.
유전자 분석 서비스에 건강보험을 적용할 것인지, 유전정보의 유출 가능성은 없는지, 알고 싶지 않은 권리 문제는 어떻게 되는지 등도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 유전자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특징을 만들어내는 유전 정보의 기본 단위. 암과 같은 질병은 특정 유전자의 변이 때문에 발생한다. 병을 유발하는 유전자 변이는 유전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식습관 음주 흡연 등 외부 요인에 의해서도 일어날 수 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한국선 지난해부터 본격화
2011년 췌장암으로 타계한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췌장암 유전 정보를 분석하는 데 쓴 비용은 약 10만달러(약 1억원)였다. 그로부터 3년가량 지난 지금 미국에서는 1000달러면 유전자 정보를 하루 만에 분석할 수 있게 됐다.
국내에서는 2012년 12월 서울아산병원이 암 환자의 유전정보를 분석해 최적의 치료법을 적용하는 ‘유전체맞춤암치료센터’를 열면서 맞춤형 치료가 시작됐다. 유창식 서울아산병원 암센터 소장은 “환자에 따라 암 유전자 발현이나 활성 정도가 다르다”며 “유전자 분석을 통해 나타난 변이를 찾아내 환자에게 맞는 최적의 치료를 하기 때문에 치료 기간과 비용뿐만 아니라 부작용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유전자 분석 서비스는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다. SK케미칼 유한양행 등 제약사들이 각각 디엔에이링크, 테라젠이텍스 등 유전정보 분석기업과 손잡고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올해 국내 유전자 분석 시장 규모는 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30만원에 10가지 질병 파악
유전자 분석 서비스는 ‘유전자 변이로 인한 특정질병 발병 확률’을 보여준다. 미국의 여배우 앤젤리나 졸리가 ‘유전자 BRCA1에 돌연변이가 나타나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87%’라는 유전자 분석 결과에 따라 지난해 2월 유방절제 수술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졸리는 유방을 미리 절제하는 수술로 발병률을 5%로 낮췄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대장암 췌장암 폐암 위암 간암 등 발병률이 높은 암뿐만 아니라 고혈압, 뇌졸중, 고지혈증, 치매, 골관절염, 파킨슨병 등의 발병 가능성을 알아볼 수 있다. 비용은 30만대에서부터 1500만원까지 다양하다.
30만원대 유전정보 분석은 남성의 경우 대장암 췌장암 전립선암 고혈압 등 10가지 질병, 여성은 위암 대장암 췌장암 자궁내막암 유방암 등 10가지 질병에 대해 조사한다. 비용이 늘어날수록 조사하는 유전자 정보가 늘어난다. 예컨대 1500만원 짜리는 각종 질병뿐만 아니라 약물 민감성, 신체 특성 등에 대한 150여가지 정보를 제공한다. 짧게는 1주일, 길게는 두 달가량 걸린다.
◆미래 먹거리산업으로 부상
유전자 분석은 제약산업이나 헬스케어 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되고 있다. 동아제약은 마크로젠과 함께 특정 질병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표적 치료할 수 있는 신약을 개발하기로 했다. 대웅제약은 유전 정보를 활용해 최적의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미국에서는 개인 유전정보 분석 서비스가 2007년부터 시작된 이후 매년 20% 이상 고속 성장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2017년까지 암과 유전질환 환자 10만명의 혈액 샘플을 채취해 유전정보를 분석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미국 유전분석 업체를 인수하는 등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국 정부도 올해부터 8년 동안 관련 연구에 총 5788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관건은 유전자 분석의 ‘정확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개별 유전자의 변이 확률을 정확하게 예측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10만명의 유전 정보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국내 유전정보 분석기업 가운데 한국인 데이터베이스가 가장 많은 디엔에이링크도 확보한 유전 정보가 5만2000명가량에 불과하다.
유전자 분석 서비스에 건강보험을 적용할 것인지, 유전정보의 유출 가능성은 없는지, 알고 싶지 않은 권리 문제는 어떻게 되는지 등도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 유전자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특징을 만들어내는 유전 정보의 기본 단위. 암과 같은 질병은 특정 유전자의 변이 때문에 발생한다. 병을 유발하는 유전자 변이는 유전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식습관 음주 흡연 등 외부 요인에 의해서도 일어날 수 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