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아빠는 '육아휴학' 중
학업과 가정생활의 양립을 위해 육아휴학제를 도입하는 대학이 늘고 있다. 일부 대학에서는 남학생의 육아휴직도 허용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4월 남학생 육아휴학을 처음 도입한 서울대는 올해 1학기까지 남학생 10명이 육아를 위해 휴학을 신청했다고 18일 밝혔다. 같은 기간 전체 육아휴학자 수 56명의 약 18%다. 육아휴학을 신청한 남학생 10명 중 9명은 대학원생, 1명은 학부생이었다.

서울대는 현재 ‘출산·휴학 관련 업무지침’에 따라 임신·출산·육아휴학제를 운영하고 있다. 오는 7월엔 육아휴학제를 학칙에 정식 반영할 계획이다. 서울대뿐 아니라 경북대 충남대 등 13개 국·공립대학도 남·여학생에 대한 육아휴학을 허용하고 있다.

국공립대의 잇따른 육아휴학제 도입은 2012년 국민권익위원회가 ‘별도휴학제’ 도입을 권고한 데 따른 것이다. 권익위는 당시 이미 다른 이유로 휴학했던 학생이 임신·출산·육아를 위한 별도 휴학이 인정되지 않아 제적을 당하거나 출산을 포기하는 사례가 있다며 제도 도입을 권고했다.

육아 등을 위한 휴학을 군입대에 따른 휴학과 마찬가지로 통상 휴학 기간에서 제외해 임신과 출산, 육아에 따른 고충을 해소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학사 운영에 자율성이 보장돼 당시 권익위 권고대상이 아니었던 사립대에서도 육아휴학제를 도입하는 곳이 점차 늘고 있다. 고려대·동국대·연세대·한양대 등은 이미 육아휴학제를 도입했다. 특히 고려대와 동국대는 이번 학기부터 남학생 육아휴학도 허용했다.

반면 성균관대와 중앙대, 한국외국어대는 아직 육아 등을 위한 휴학제도를 갖추지 못했다. 한국외대 관계자는 “상반기 중 육아휴학제를 학칙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