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인색한 한국 상장사, 작년 1.1%…中 3분의 1수준
지난해 국내 상장 기업의 배당수익률이 주요 20개국(G20) 중 최하위권인 1.1%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가 1000원인 주식을 가진 투자자가 1년에 배당 명목으로 11원을 받았다는 의미다.

우리투자증권은 19일 G20 국가 중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모건스탠리가 집계하는 세계주가지수)에 편입된 19개국의 배당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한국이 18위였다고 밝혔다. 전통적으로 배당이 후한 호주(4.4%) 러시아(4.3%)는 물론, 미국(1.9%) 일본(1.6%)보다도 낮았다. 중국(3.3%)은 배당수익률이 한국의 세 배에 달했다.

한국 상장사들의 배당수익률은 계속 줄고 있다. 2004년 2.38%였던 평균 배당수익률이 2005년 2% 아래로 떨어졌고, 2007년부터는 1%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최근 3~4년 새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3% 안팎까지 떨어졌지만 배당수익률은 요지부동이다. 이익 증가세가 둔화됐을 때 배당이 늘어나는 해외 사례와는 딴판이다. 전문가들은 대주주가 배당 명목으로 큰돈을 받아가는 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반(反)기업정서 등을 낮은 배당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박병호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장사 이익이 늘어날 때는 낮은 배당수익률이 용인되지만 지금과 같은 저성장 시대엔 증시를 침체시키는 요인이 된다”며 “1%대의 배당수익률로는 해외 자본을 국내 증시로 끌어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