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전산시스템 교체 '내분'…임영록 회장 - 이건호 행장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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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유닉스로 교체
林회장 측 사외이사 '찬성'
李행장 측 상근감사 '반대'
수습 못하고 금감원 보고
林회장 측 사외이사 '찬성'
李행장 측 상근감사 '반대'
수습 못하고 금감원 보고
2000억원이 들어가는 국민은행의 전산시스템 교체를 놓고 이건호 국민은행장 및 정병기 국민은행 감사가 KB금융지주 경영진과 정면충돌했다. 갈등의 이면에는 이 행장과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 간 반목이 있다는 게 금융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사외이사, 은행장·감사 의견 ‘묵살’
정 감사는 19일 감사 결과 최근 진행된 은행 전산시스템 교체 결정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금융감독원에 보고했다. 금감원은 이날 국민은행에 대한 특별검사에 돌입했다.
국민은행 이사회는 지난 4월 전산시스템을 IBM이 독점 운영하는 시스템에서 IBM, 오라클 등 여러 정보기술(IT) 업체가 참여할 수 있는 유닉스시스템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그러나 정 감사는 안건 의결의 근거로 만들어진 자료가 왜곡됐다는 내용의 감사의견을 지난 16일 사외이사로 구성된 감사위원회에 보고했다. 교체 리스크에 따른 비용 문제 등이 제대로 작성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시스템 변경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서 탈락한 IBM 측이 지난달 14일 선정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이 행장에게 메일을 보냈고, 이 행장이 정 감사에게 감사를 요청한 결과다. 그러나 감사위원회는 문제가 없다며 의견서 채택을 거절했다.
이 행장은 19일 이사회를 소집해 다시 같은 내용의 감사의견서를 상정했으나 사외이사들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정 감사는 이날 금감원에 사실상 검사를 요청하는 초강수를 택했다.
◆지주 “감사가 이사회 무력화”
이에 KB금융은 이날 김재열 지주 최고정보책임자(CIO·전무) 명의의 보도자료에서 “은행 상임감사위원(정 감사)이 은행 경영협의회를 거쳐 이사회에서 결의된 사항에 대해 감사권을 남용해 최고의결기구인 이사회를 무력화시키려 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런 비난에는 임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게 KB금융 안팎의 해석이다. 김 전무는 KB국민카드 CIO를 겸하고 있다. 은행이 전산시스템을 바꾸면 계열사인 카드사 역시 바꿀 수밖에 없기 때문에 김 전무가 개입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KB금융은 “유닉스시스템으로의 변경은 IT 운영 효율화 차원의 전략적 경영판단”이라며 “현재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을 제외한 대부분 금융사가 유닉스시스템을 사용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 행장 “지주가 왜 개입하나”
이 행장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정 감사가 보고한 사안이 심각하다고 판단해 은행장으로서 (이사회 소집 등)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은행 문제에 대해 왜 금융지주가 나서는지 모르겠다”며 “은행의 전산시스템 결정에 대해 금융지주는 간섭을 못하게 돼 있고, 개입을 한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갈등이 전산시스템 교체에 따른 이권 다툼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김일규/박신영/장창민 기자 black0419@hankyung.com
◆사외이사, 은행장·감사 의견 ‘묵살’
정 감사는 19일 감사 결과 최근 진행된 은행 전산시스템 교체 결정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금융감독원에 보고했다. 금감원은 이날 국민은행에 대한 특별검사에 돌입했다.
국민은행 이사회는 지난 4월 전산시스템을 IBM이 독점 운영하는 시스템에서 IBM, 오라클 등 여러 정보기술(IT) 업체가 참여할 수 있는 유닉스시스템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그러나 정 감사는 안건 의결의 근거로 만들어진 자료가 왜곡됐다는 내용의 감사의견을 지난 16일 사외이사로 구성된 감사위원회에 보고했다. 교체 리스크에 따른 비용 문제 등이 제대로 작성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시스템 변경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서 탈락한 IBM 측이 지난달 14일 선정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이 행장에게 메일을 보냈고, 이 행장이 정 감사에게 감사를 요청한 결과다. 그러나 감사위원회는 문제가 없다며 의견서 채택을 거절했다.
이 행장은 19일 이사회를 소집해 다시 같은 내용의 감사의견서를 상정했으나 사외이사들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정 감사는 이날 금감원에 사실상 검사를 요청하는 초강수를 택했다.
◆지주 “감사가 이사회 무력화”
이에 KB금융은 이날 김재열 지주 최고정보책임자(CIO·전무) 명의의 보도자료에서 “은행 상임감사위원(정 감사)이 은행 경영협의회를 거쳐 이사회에서 결의된 사항에 대해 감사권을 남용해 최고의결기구인 이사회를 무력화시키려 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런 비난에는 임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게 KB금융 안팎의 해석이다. 김 전무는 KB국민카드 CIO를 겸하고 있다. 은행이 전산시스템을 바꾸면 계열사인 카드사 역시 바꿀 수밖에 없기 때문에 김 전무가 개입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KB금융은 “유닉스시스템으로의 변경은 IT 운영 효율화 차원의 전략적 경영판단”이라며 “현재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을 제외한 대부분 금융사가 유닉스시스템을 사용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 행장 “지주가 왜 개입하나”
이 행장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정 감사가 보고한 사안이 심각하다고 판단해 은행장으로서 (이사회 소집 등)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은행 문제에 대해 왜 금융지주가 나서는지 모르겠다”며 “은행의 전산시스템 결정에 대해 금융지주는 간섭을 못하게 돼 있고, 개입을 한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갈등이 전산시스템 교체에 따른 이권 다툼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김일규/박신영/장창민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