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을 빌려 투자하는 대차거래 잔액이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대차거래는 공매도로 이어질 수 있어 주가 변동성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대차잔고는 전날보다 583만 주 늘어난 14억6009만 주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대차거래 잔고금액은 45조861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7일 최고치(47조4254억 원)보다 3% 가량 감소했지만 여전히 사상 최고 수준이다. 연초와 비교하면 13% 이상 증가했다.

대차거래는 외국인이나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이 주식을 일시적으로 빌리는 것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최근 대차잔고 증가의 배경으로 롱숏펀드 시장 확대를 꼽았다. 롱숏펀드는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는 종목은 차입 후 매도(쇼트)하는 전략을 활용한다.

증시가 박스권 장세에서 오르내리면서 롱숏펀드의 규모는 급격히 커졌다. 현재 롱숏전략의 헤지펀드 규모는 2조5000억원, 공모형 롱숏펀드는 2조6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에도 대차거래가 활용되는데, ELS 인기 역시 대차거래 증가에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ELS 발행 규모는 5조4000억원 수준으로 역대 세번째 규모를 기록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차잔고의 증가로 증시 방향성을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대차거래가 공매도(주식 차입 후 매도)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달 들어 지난 21일까지 공매도 규모가 큰 종목은 한화케미칼(351만주), 현대증권(253만주), SK하이닉스(177만주), 대우조선해양(157만주), 현대상선(141만주), 삼성중공업(140만주) 순이다.

박석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투자전략 관점에서 종목의 대차잔고가 많이 쌓였는데 공매도도 늘었다면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이하나 기자 l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