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유토피아…당신은 정말 행복해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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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세상, 모두가 연결된 곳에서 정작 '나'를 잃어버렸다."
"진정 스마트한 사람이 되고자 한다면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자."
스마트폰에 파묻힌 일상-격심한 기술 격차…디지털 디스토피아 우려
"진정 스마트한 사람이 되고자 한다면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자."
스마트폰에 파묻힌 일상-격심한 기술 격차…디지털 디스토피아 우려
[ 김민성 기자 ] 모바일(mobile) 시대, 스마트폰은 생활필수품이다. 디지털로 빚은 인터넷 공간은 현실과 양립하는 실존 세계다.
한국인들은 하루에 평균 4.1시간 동안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 TV 보는 시간(3시간)보다 많다. 개인용컴퓨터(PC) 사용시간(48분)의 5배에 달한다.
하루 24시간 중 8시간 잠자고 8시간은 일에 얽매여있다면, 나머지 자유로운 8시간 중 절반을 스마트폰을 보는데 쓴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밥 먹을 때, 친구들과 차를 마시며 수다를 떨 때도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나이가 어릴수록 사용시간이 더 길어진다. '2013 인터넷중독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만 10~19세)의 스마트폰 중독률은 25.5%. 전년(11.4%)보다 7.1%포인트 높아졌다. 중독 위험군 사용시간은 하루 5시간30분을 기록했다.
손에서 모바일을 놓을 수 없는 우리는 점점 디지털에 의존적 존재로 변해가고 있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감을 호소하는 중독증세까지 보인다. 스마트폰을 깜빡 집에 두고 온 불안감은 지갑을 두고 온 것에 비할 바가 아니다. 분실한다면 소위 '멘붕(멘탈 붕괴)'이다. 현실 세계의 외로움과 단절감을 채워주던 디지털 세상은 오히려 소외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그물망처럼 얽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타인과 나의 삶을 시시각각 비교하게 내몬다. 페이스북에서 친구들에게 무시를 당할 경우 심리적 지옥에 빠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내 글에 친구조차 '좋아요'를 눌러주지 않거나 댓글에 상대방이 응답하지 않으면 무시당한다는 모멸감을 느낀다는 것.
소통의 기회나 연결 가능성이 늘어난만큼 비교 대상이 되는 일상은 더 초라해지고, 집단 내에서 나만 따돌림받다는 고통을 받는다. 이런 온라인 단절감은 현실 속 관계 단절로까지 이어진다.
디지털 소외계층도 늘고 있다. 이른바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
한국정보화진흥원(NI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장애인, 저소득층, 장노년층, 농어민, 북한이탈주민, 결혼이민자 등 소외계층의 스마트 정보화 수준은 전체 국민의 47.5%에 불과했다. 롱텀에볼루션(LTE) 통신망에 숨 쉬듯 접속하는 계층이 느는만큼 모바일 기기를 사거나 통신 요금을 낼 여력이 없는 소외계층은 인터넷조차 쓰지 못한다. 인터넷 문명 밖에 놓인 전세계 인구는 50억 명에 달한다.
디지털 삶이 현실인지, 현실이 디지털 삶인지 경계가 모호해진 시대다.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이 불러온 모바일 혁명은 도시인들의 삶을 송두리째 뒤바꿔 놓았다.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해 업무를 하고, 지인과 대화하고 새로운 사람과 만난다. 현실 세계에서 정보를 얻고 협업하고 공유하던 전통적 소통은 디지털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우리는 디지털 홍수 속에서 더 행복해졌을까, 불행해졌을까. 지난 22일까지 이틀간 서울 동대문디지털플라자(DDP)에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SDF) 2014'의 화두였다. 단순히 이분법적으로 규정하기는 힘들다. 디지털 기술이 우리 삶을 유토피아(utopia·현실에 없는 이상향)로 이끄는지, 디스토피아(dystopia·어두운 미래)로 내몰고 있는지에 대한 현실 진단은 반드시 필요하다.
두 명의 국내 철학자가 디지털의 폐해를 줄일 수 있는 '혁신적 지혜(innovative wisdom)'를 도출하기 위해 SDF에서 머리를 맞댔다. 황경식 서울대 철학과 명예교수(67)와 손화철 한동대학교 글로벌리더십학부 교수(43·철학박사)였다.
40년간 대학 강단에서 황 교수가 고민한 명제는 '정의란 무엇인가'였다. 살맛 나는 사회는 무엇보다 기본구조가 정의로워야 한다고 가르쳤다.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세기의 정의론자로 꼽히는 존 롤즈 교수로부터 지도를 받기도 했다.
황 교수는 먼저 정보기술(IT) 강국인 대한민국이 기술문명에 부합하는 정신문화를 향유하고 있는지부터 따져보자고 말했다. 그는 "첨단 문명과 후진적 문화의 간극 속에서 우리 사회가 신음하고 있다" 며 "그 틈을 메울 수 있는 전략이 무엇인지 함께 생각해보자"고 제안했다.
황 교수는 IT는 소통을 잃어버렸다고 지적했다. 정보통신기술(ICT)의 최종 목적인 소통(communication)은 배제된 채 정보와 기술만 IT에 남았다는 것. 그는 "IT 약칭은 소통이라는 목적 가치를 망각했고 그 결과 기술 일변도로 사회가 치닫고 있다" 며 "정보 유토피아가 아니라 정보 디스토피아를 눈앞에 두고 있다"고 경고했다.
핵심 가치인 소통을 복구하고 정보 유토피아로 가기 위해 3가지 성찰적 자세를 가지자고 제안했다.
첫째, 사회 모든 구성원에 정보재가 공정하게 분배되는 정보사회 정의가 실현되도록 성찰하자고 강조했다. '열린 소유'의 중요성이다. 베토벤 교향곡과 피카소 그림을 즐기는데 누군가를 배제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둘째, 익명성의 함정을 극복하자고 했다. 익명성과 도덕성은 반비례한다는 지적이다. 사이버 공간의 익명성은 자유롭고 무한한 사고의 실현을 가능케하지만 인격을 파괴하는 '익면성(匿面性·faceless)'도 가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얼굴 없는 공간에서 매일 안면몰수하는 행태를 자행한다면 사이버 공간은 도덕 해방구가 아닌 '마귀의 소굴'로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지막으로 스마트폰 집단 중독에 벗어나 대면 소통을 늘리자고 힘줘 말했다. 황 교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쓰는 요즘 세대는 길을 잃어본 적이 없다" 며 "디지털 탓에 새 경험과 추억을 쌓고 우연한 행복을 만날 기회를 잃고 있는 건 아닌지, 진정 스마트한 사람이 되고자 한다면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고 생각해보자"고 제안했다.
40년간 정의철학을 연구한 노(老)교수의 마이크를 제자인 손 교수가 이어받았다.
손 교수 전공은 기술철학(Philosophy of Technology). 주요 연구 분야는 기술과 민주주의, 공학윤리 등이다.
그는 "디스토피아에는 누구도 살고 싶지 않다"며 "디지털 세상의 핵심은 소통이고, 소통이 잘못 이뤄지면 우리 세상은 디지털 디스토피아가 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누군가는 엄청난 연산 능력을 자랑하는 스마트폰을 쓰고, 누군가는 전기도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 고 디지털 격차를 지적한 뒤 "'우리'가 좋은 세상에 살고 있다고 하지만 가난한 사람은 디지털 연결에서 '우리'가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손 교수는 "우리는 누군가에 의해 연결된 사람인가, 연결하는 사람인가"라는 화두를 던졌다.
페이스북이나 삼성전자, 구글, 애플 등 거대 IT기업은 스마트폰 등 디지털 디바이스와 SNS 등 서비스로 세상 사람을 연결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무수한 연결 속에 '나'는 기업에 의해 연결된 대상일 뿐 능동적으로 사람을 연결하는 주체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디지털 세상에서 '나'를 규정하는 것은 개인 자신이 아니라 기업들의 데이터베이스(DB)라는 지적이다. 검색 내역 및 서비스 사용 이력, 네트워크 관계, 로컬 체크인 등 정보를 분석해 DB가 정의하는 개인이 더 객관적인 '나'로 대접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손 교수는 "현재 기술 격차나 기술 문법에 '나' 자신을 맞추는게 자유롭다고 생각하는 순간 '나'의 자유는 사라진다" 며 "디지털 디스토피아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본적 물음에 답하기 힘들어질 때 '나'에게 찾아온다"고 말했다.
"디지털 디스토피아는 모두가 연결된 곳에서 정작 '나'를 잃어버리는 것"이라는 정의였다. 손 교수는 "시장 경쟁 결과가 아니라 좋은 세상이 어떤 모습인가부터 함께 고민하자" 며 "기술 격차를 해소하고, 디지털의 사회적 영향력을 고민하는 사회, 소수에 대한 비밀이 없는 세상, 이윤 추구보다 긍정과 소통을 우선시하는 세상이 좋은 세상"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성경의 한 구절을 소개했다. "성경에 보면 '보지 않고도 믿는 자에게 복이 있다'는 구절이 있다. 하지만 구글 등 IT 기업에 대해선 '보여도 의심해라. 보여도 믿지 않는 자에게 복이 있다'라고 말하고 싶다"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트위터 @mean_Ray
한국인들은 하루에 평균 4.1시간 동안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 TV 보는 시간(3시간)보다 많다. 개인용컴퓨터(PC) 사용시간(48분)의 5배에 달한다.
하루 24시간 중 8시간 잠자고 8시간은 일에 얽매여있다면, 나머지 자유로운 8시간 중 절반을 스마트폰을 보는데 쓴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밥 먹을 때, 친구들과 차를 마시며 수다를 떨 때도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나이가 어릴수록 사용시간이 더 길어진다. '2013 인터넷중독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만 10~19세)의 스마트폰 중독률은 25.5%. 전년(11.4%)보다 7.1%포인트 높아졌다. 중독 위험군 사용시간은 하루 5시간30분을 기록했다.
손에서 모바일을 놓을 수 없는 우리는 점점 디지털에 의존적 존재로 변해가고 있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감을 호소하는 중독증세까지 보인다. 스마트폰을 깜빡 집에 두고 온 불안감은 지갑을 두고 온 것에 비할 바가 아니다. 분실한다면 소위 '멘붕(멘탈 붕괴)'이다. 현실 세계의 외로움과 단절감을 채워주던 디지털 세상은 오히려 소외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그물망처럼 얽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타인과 나의 삶을 시시각각 비교하게 내몬다. 페이스북에서 친구들에게 무시를 당할 경우 심리적 지옥에 빠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내 글에 친구조차 '좋아요'를 눌러주지 않거나 댓글에 상대방이 응답하지 않으면 무시당한다는 모멸감을 느낀다는 것.
소통의 기회나 연결 가능성이 늘어난만큼 비교 대상이 되는 일상은 더 초라해지고, 집단 내에서 나만 따돌림받다는 고통을 받는다. 이런 온라인 단절감은 현실 속 관계 단절로까지 이어진다.
디지털 소외계층도 늘고 있다. 이른바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
한국정보화진흥원(NI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장애인, 저소득층, 장노년층, 농어민, 북한이탈주민, 결혼이민자 등 소외계층의 스마트 정보화 수준은 전체 국민의 47.5%에 불과했다. 롱텀에볼루션(LTE) 통신망에 숨 쉬듯 접속하는 계층이 느는만큼 모바일 기기를 사거나 통신 요금을 낼 여력이 없는 소외계층은 인터넷조차 쓰지 못한다. 인터넷 문명 밖에 놓인 전세계 인구는 50억 명에 달한다.
디지털 삶이 현실인지, 현실이 디지털 삶인지 경계가 모호해진 시대다.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이 불러온 모바일 혁명은 도시인들의 삶을 송두리째 뒤바꿔 놓았다.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해 업무를 하고, 지인과 대화하고 새로운 사람과 만난다. 현실 세계에서 정보를 얻고 협업하고 공유하던 전통적 소통은 디지털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우리는 디지털 홍수 속에서 더 행복해졌을까, 불행해졌을까. 지난 22일까지 이틀간 서울 동대문디지털플라자(DDP)에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SDF) 2014'의 화두였다. 단순히 이분법적으로 규정하기는 힘들다. 디지털 기술이 우리 삶을 유토피아(utopia·현실에 없는 이상향)로 이끄는지, 디스토피아(dystopia·어두운 미래)로 내몰고 있는지에 대한 현실 진단은 반드시 필요하다.
두 명의 국내 철학자가 디지털의 폐해를 줄일 수 있는 '혁신적 지혜(innovative wisdom)'를 도출하기 위해 SDF에서 머리를 맞댔다. 황경식 서울대 철학과 명예교수(67)와 손화철 한동대학교 글로벌리더십학부 교수(43·철학박사)였다.
40년간 대학 강단에서 황 교수가 고민한 명제는 '정의란 무엇인가'였다. 살맛 나는 사회는 무엇보다 기본구조가 정의로워야 한다고 가르쳤다.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세기의 정의론자로 꼽히는 존 롤즈 교수로부터 지도를 받기도 했다.
황 교수는 먼저 정보기술(IT) 강국인 대한민국이 기술문명에 부합하는 정신문화를 향유하고 있는지부터 따져보자고 말했다. 그는 "첨단 문명과 후진적 문화의 간극 속에서 우리 사회가 신음하고 있다" 며 "그 틈을 메울 수 있는 전략이 무엇인지 함께 생각해보자"고 제안했다.
황 교수는 IT는 소통을 잃어버렸다고 지적했다. 정보통신기술(ICT)의 최종 목적인 소통(communication)은 배제된 채 정보와 기술만 IT에 남았다는 것. 그는 "IT 약칭은 소통이라는 목적 가치를 망각했고 그 결과 기술 일변도로 사회가 치닫고 있다" 며 "정보 유토피아가 아니라 정보 디스토피아를 눈앞에 두고 있다"고 경고했다.
핵심 가치인 소통을 복구하고 정보 유토피아로 가기 위해 3가지 성찰적 자세를 가지자고 제안했다.
첫째, 사회 모든 구성원에 정보재가 공정하게 분배되는 정보사회 정의가 실현되도록 성찰하자고 강조했다. '열린 소유'의 중요성이다. 베토벤 교향곡과 피카소 그림을 즐기는데 누군가를 배제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둘째, 익명성의 함정을 극복하자고 했다. 익명성과 도덕성은 반비례한다는 지적이다. 사이버 공간의 익명성은 자유롭고 무한한 사고의 실현을 가능케하지만 인격을 파괴하는 '익면성(匿面性·faceless)'도 가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얼굴 없는 공간에서 매일 안면몰수하는 행태를 자행한다면 사이버 공간은 도덕 해방구가 아닌 '마귀의 소굴'로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지막으로 스마트폰 집단 중독에 벗어나 대면 소통을 늘리자고 힘줘 말했다. 황 교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쓰는 요즘 세대는 길을 잃어본 적이 없다" 며 "디지털 탓에 새 경험과 추억을 쌓고 우연한 행복을 만날 기회를 잃고 있는 건 아닌지, 진정 스마트한 사람이 되고자 한다면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고 생각해보자"고 제안했다.
40년간 정의철학을 연구한 노(老)교수의 마이크를 제자인 손 교수가 이어받았다.
손 교수 전공은 기술철학(Philosophy of Technology). 주요 연구 분야는 기술과 민주주의, 공학윤리 등이다.
그는 "디스토피아에는 누구도 살고 싶지 않다"며 "디지털 세상의 핵심은 소통이고, 소통이 잘못 이뤄지면 우리 세상은 디지털 디스토피아가 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누군가는 엄청난 연산 능력을 자랑하는 스마트폰을 쓰고, 누군가는 전기도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 고 디지털 격차를 지적한 뒤 "'우리'가 좋은 세상에 살고 있다고 하지만 가난한 사람은 디지털 연결에서 '우리'가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손 교수는 "우리는 누군가에 의해 연결된 사람인가, 연결하는 사람인가"라는 화두를 던졌다.
페이스북이나 삼성전자, 구글, 애플 등 거대 IT기업은 스마트폰 등 디지털 디바이스와 SNS 등 서비스로 세상 사람을 연결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무수한 연결 속에 '나'는 기업에 의해 연결된 대상일 뿐 능동적으로 사람을 연결하는 주체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디지털 세상에서 '나'를 규정하는 것은 개인 자신이 아니라 기업들의 데이터베이스(DB)라는 지적이다. 검색 내역 및 서비스 사용 이력, 네트워크 관계, 로컬 체크인 등 정보를 분석해 DB가 정의하는 개인이 더 객관적인 '나'로 대접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손 교수는 "현재 기술 격차나 기술 문법에 '나' 자신을 맞추는게 자유롭다고 생각하는 순간 '나'의 자유는 사라진다" 며 "디지털 디스토피아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본적 물음에 답하기 힘들어질 때 '나'에게 찾아온다"고 말했다.
"디지털 디스토피아는 모두가 연결된 곳에서 정작 '나'를 잃어버리는 것"이라는 정의였다. 손 교수는 "시장 경쟁 결과가 아니라 좋은 세상이 어떤 모습인가부터 함께 고민하자" 며 "기술 격차를 해소하고, 디지털의 사회적 영향력을 고민하는 사회, 소수에 대한 비밀이 없는 세상, 이윤 추구보다 긍정과 소통을 우선시하는 세상이 좋은 세상"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성경의 한 구절을 소개했다. "성경에 보면 '보지 않고도 믿는 자에게 복이 있다'는 구절이 있다. 하지만 구글 등 IT 기업에 대해선 '보여도 의심해라. 보여도 믿지 않는 자에게 복이 있다'라고 말하고 싶다"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트위터 @mean_R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