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TV가 소장용 VOD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을 처음 선보여 하루 동안 5억9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레TV가 소장용 VOD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을 처음 선보여 하루 동안 5억9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 들어 극장에서 관객 1029만명을 모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겨울왕국’이 인터넷TV(IPTV)와 케이블채널 등 유료 방송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지난 3월3일 KT의 IPTV인 올레TV에 처음 선보여 하루 동안 5억9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레TV의 하루 매출로는 역대 최고였다.

소장용 VOD의 힘…'겨울왕국' 하루 안방매출 6억
‘겨울왕국’이 안방극장에서도 대박을 터뜨린 배경에는 무제한 시청할 수 있는 신개념 ‘소장용 VOD(주문형 비디오)’ 서비스가 있다. 한 번만 볼 수 있는 스트리밍과 달리 소장용 VOD는 파일보관이 가능한 다운로드 방식이다.

올레TV의 ‘겨울왕국’ 전체 매출 가운데 소장용 VOD 서비스 매출 비중이 60%를 웃돈다. ‘겨울왕국’ 소장용 VOD 가격은 1만8900원. 비싼 대신 더빙 또는 자막을 선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으로도 볼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올레TV 등 소장용 VOD 서비스

올레TV가 지난해 7월 처음 소장용 VOD 서비스를 선보인 이래 LG유플러스와 케이블방송 씨앤앰 등도 올 들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매출 감소로 사실상 ‘사망 진단’을 받은 비디오와 DVD 시장이 유료 방송 VOD 서비스를 통해 부활한 데 이어 소장용 VOD 서비스로 날개를 달았다는 게 업계 평가다.

이 서비스는 풀HD(HD보다 두 배 이상 선명한 화질)와 멀티 자막, 멀티 오디오 기능을 지원하고, 앱을 통해 스마트폰과 태블릿PC로도 즐길 수 있다. 콘텐츠 감상이 ‘단순 시청’에서 ‘무한 반복 시청’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소장용 판매가 늘어나는 이유는 외국어 교육용 수요가 많기 때문. ‘겨울왕국’의 경우 어린이와 부모가 함께 영어를 배우려는 수요가 많아 폭발적 인기를 누렸다는 것. 할리우드 영화와 애니메이션 선호도가 높은 것도 같은 이유다. 한국 영화의 경우 거듭 보면서 감동을 오랫동안 즐기려고 소장용 VOD를 구매한다. 올레TV의 전체 VOD 매출 중 소장용 비중은 지난해 3분기 2.8%에서 4분기엔 4.5%로, 올 1분기에는 7.2%로 늘어났다. 지난해 말 선보인 영화 ‘관상’ 소장용의 경우 총 매출의 10%에 달했다.

유료 방송사들은 일부 작품의 소장용 VOD를 일반 VOD 상품보다 먼저 내놓아 판매 촉진 효과도 거두고 있다. 영화 ‘퍼시픽림’과 ‘맨오브스틸’이 대표적이다. 소장용 상품을 일반 상품보다 한 달 먼저 출시한 ‘퍼시픽림’이 소장용과 일반 상품을 동시에 내놨던 ‘맨오브스틸’보다 2.5배 정도 많은 수익을 얻었다.

○영화 애니메이션 공연 구매 많아

29일 현재 올레TV에는 소장용으로 1000여편이 출시돼 있다. 장르별로는 영화(60%)가 가장 많고, 애니메이션(26%), 공연, 다큐멘터리 순이다. 소장용 VOD를 한 번 이상 구매한 고객은 약 50만가구에 달한다.

LG유플러스는 지난 3월부터 흥행작 및 인기 영화 콘텐츠를 중심으로 소장용 VOD 서비스를 하고 있다. ‘겨울왕국’ ‘호빗’ ‘넛잡’ ‘레고 무비’ 등이 대표적인 판매 상품이다. LG유플러스는 앞으로 판매 작품 수를 늘려갈 계획이다.

씨앤앰도 지난 3월부터 케이블TV 업계 최초로 소장용 VOD 서비스를 하고 있다. ‘겨울왕국’ ‘해리포터’ ‘매트릭스’ 시리즈 등 50여편이 한 달여 만에 3만편 정도 팔린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