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애플 "ICT 생태계 우리가 지배한다" 끝없는 전쟁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스마트폰 다음 격전지는 웨어러블…스마트홈…콘텐츠…사물인터넷
스마트폰 등 HW 격돌 이어
플랫폼·콘텐츠로 영역 넓히며
IT업계 빅2, 사활 건 싸움
내달 2일 샌프란시스코에서
동시에 OS 개발자회의 개최
스마트폰 등 HW 격돌 이어
플랫폼·콘텐츠로 영역 넓히며
IT업계 빅2, 사활 건 싸움
내달 2일 샌프란시스코에서
동시에 OS 개발자회의 개최
삼성전자와 애플은 다음달 2일 공교롭게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나란히 개발자회의를 연다. 급변하는 스마트기기 시장 주도권을 놓고 싸우는 두 회사의 전방위적인 경쟁을 보여주는 또 다른 단면이다.
삼성전자와 인텔이 주도하는 타이젠연합은 2~4일 힐튼유니언스퀘어에서 ‘타이젠개발자회의 2014’를, 애플은 2~6일 모스콘웨스트컨벤션센터에서 ‘애플개발자회의(WWDC) 2014’를 연다. 모스콘웨스트와 힐튼유니언스퀘어는 걸어서 10분 거리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하드웨어에 이어 소프트웨어 플랫폼 콘텐츠 등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전방위로 맞붙고 있다”며 “두 회사가 같은날, 같은 도시에서 ICT 생태계 확장을 위해 개발자회의를 여는 것은 이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했다.
◆스마트폰 다음 먹거리 모색
삼성전자와 애플은 스마트 모바일 기기가 본격 도입된 2008년 이후 끝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스마트폰 경쟁과 특허 다툼을 넘어 아직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미래 먹거리를 놓고도 사사건건 부딪치는 양상이다.
두 회사의 첫 전쟁터는 갤럭시와 아이폰을 앞세운 스마트폰 시장이었다. 초기엔 애플의 독주였다. 하지만 도전자 삼성전자는 어느새 전세를 뒤집었고 하드웨어에선 확실한 승리를 거뒀다.
이 과정에서 ‘세기의 소송전’도 치렀다. 그러나 최근 세계 고급형 스마트폰 시장은 포화상태다. 두 회사 모두 스마트폰 다음의 먹거리를 찾아 나설 시점이 된 것이다.
스마트폰 다음의 ICT 핵심 전장은 어디일까. 웨어러블 디바이스(입는 컴퓨터)부터 스마트홈, 헬스케어 기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얘기가 나온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새로운 분야로 언급되는 사업에 진출하거나 진출을 타진 중이다. 적당한 시기에 먼저 진입해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곳곳에서 맞붙고 있다.
타이젠은 삼성전자가 모바일 운영체제(OS)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인텔 등과 연합해 시작했다. 애플은 iOS가 있지만 삼성전자는 구글 안드로이드를 써왔다. 이 때문에 구글이 미래 서비스 개발과 이를 위한 빅데이터 구축에 필요한 정보를 다 가져가고, 삼성전자는 껍데기(기기)만 만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컸다.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 타이젠이다. 타이젠은 스마트폰뿐 아니라 자동차 가전 등 다음 격전지를 아우르는 OS다. OS에서도 애플에 밀리지 않겠다는 의미다.
◆웨어러블 등 곳곳에서 들리는 포성
웨어러블 디바이스에서의 두 회사 간 경쟁도 본격화할 조짐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워치 ‘갤럭시 기어’에 이어 올해 ‘삼성 기어2’와 스마트 밴드 ‘기어 핏’을 선보였다. 오는 9월 스마트 글라스도 공개할 예정이다. 애플도 올해 아이워치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핵심 기능으로 꼽히는 헬스케어(건강관리) 분야에서도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28일 헬스케어 개방형 플랫폼인 ‘삼성 디지털 헬스’를 공개했다. 헬스케어 시장 공략을 위해 생태계 조성에 나선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의 이날 발표가 애플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플은 WWDC에서 ‘헬스북’이란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한발 앞서 공개해 선수를 쳤다는 것이다.
콘텐츠 분야에서도 경쟁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WWDC에서 스트리밍 라디오 서비스인 ‘아이튠즈 라디오’를 처음 선보였다. 앞서 스트리밍 라디오 서비스를 내놓은 판도라 등이 빠른 속도로 입지를 넓히자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밀크뮤직’을 내놔 반격에 나섰다.
◆궁극의 전장은 IoT
ICT 발전 흐름으로 볼 때 최후의 전쟁터는 사물인터넷(IoT) 분야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IoT는 사람이 웨어러블 디바이스, 스마트홈 등을 모두 아우른다. 삼성전자와 애플 모두 IoT 플랫폼을 선점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스마트홈’이란 IoT 솔루션을 선보였다. 스마트홈은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오븐 로봇청소기 등 가전뿐 아니라 TV와 조명까지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의 앱으로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게 쓸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이다.
애플도 이에 맞서 WWDC에서 스마트홈을 운영하는 소프트웨어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을 리모컨처럼 사용해 각종 가전기기와 전등, 보안시스템 등을 작동하는 형태다.
삼성은 IoT 분야에서 반도체 제조업체인 퀄컴과도 협력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퀄컴이 주도하는 IoT 통신플랫폼 개발 연합군인 ‘올신얼라이언스’에 참여하는 것을 고려 중이다.
조신 연세대 미래융합기술연구원장은 “삼성전자는 TV 세탁기 등 주요 가전제품에서 세계 1위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IoT 생태계 구축에 유리하다”며 “지금으로선 IoT 시대에 삼성전자가 앞서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전설리/남윤선 기자 sljun@hankyung.com
삼성전자와 인텔이 주도하는 타이젠연합은 2~4일 힐튼유니언스퀘어에서 ‘타이젠개발자회의 2014’를, 애플은 2~6일 모스콘웨스트컨벤션센터에서 ‘애플개발자회의(WWDC) 2014’를 연다. 모스콘웨스트와 힐튼유니언스퀘어는 걸어서 10분 거리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하드웨어에 이어 소프트웨어 플랫폼 콘텐츠 등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전방위로 맞붙고 있다”며 “두 회사가 같은날, 같은 도시에서 ICT 생태계 확장을 위해 개발자회의를 여는 것은 이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했다.
◆스마트폰 다음 먹거리 모색
삼성전자와 애플은 스마트 모바일 기기가 본격 도입된 2008년 이후 끝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스마트폰 경쟁과 특허 다툼을 넘어 아직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미래 먹거리를 놓고도 사사건건 부딪치는 양상이다.
두 회사의 첫 전쟁터는 갤럭시와 아이폰을 앞세운 스마트폰 시장이었다. 초기엔 애플의 독주였다. 하지만 도전자 삼성전자는 어느새 전세를 뒤집었고 하드웨어에선 확실한 승리를 거뒀다.
이 과정에서 ‘세기의 소송전’도 치렀다. 그러나 최근 세계 고급형 스마트폰 시장은 포화상태다. 두 회사 모두 스마트폰 다음의 먹거리를 찾아 나설 시점이 된 것이다.
스마트폰 다음의 ICT 핵심 전장은 어디일까. 웨어러블 디바이스(입는 컴퓨터)부터 스마트홈, 헬스케어 기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얘기가 나온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새로운 분야로 언급되는 사업에 진출하거나 진출을 타진 중이다. 적당한 시기에 먼저 진입해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곳곳에서 맞붙고 있다.
타이젠은 삼성전자가 모바일 운영체제(OS)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인텔 등과 연합해 시작했다. 애플은 iOS가 있지만 삼성전자는 구글 안드로이드를 써왔다. 이 때문에 구글이 미래 서비스 개발과 이를 위한 빅데이터 구축에 필요한 정보를 다 가져가고, 삼성전자는 껍데기(기기)만 만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컸다.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 타이젠이다. 타이젠은 스마트폰뿐 아니라 자동차 가전 등 다음 격전지를 아우르는 OS다. OS에서도 애플에 밀리지 않겠다는 의미다.
◆웨어러블 등 곳곳에서 들리는 포성
웨어러블 디바이스에서의 두 회사 간 경쟁도 본격화할 조짐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워치 ‘갤럭시 기어’에 이어 올해 ‘삼성 기어2’와 스마트 밴드 ‘기어 핏’을 선보였다. 오는 9월 스마트 글라스도 공개할 예정이다. 애플도 올해 아이워치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핵심 기능으로 꼽히는 헬스케어(건강관리) 분야에서도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28일 헬스케어 개방형 플랫폼인 ‘삼성 디지털 헬스’를 공개했다. 헬스케어 시장 공략을 위해 생태계 조성에 나선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의 이날 발표가 애플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플은 WWDC에서 ‘헬스북’이란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한발 앞서 공개해 선수를 쳤다는 것이다.
콘텐츠 분야에서도 경쟁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WWDC에서 스트리밍 라디오 서비스인 ‘아이튠즈 라디오’를 처음 선보였다. 앞서 스트리밍 라디오 서비스를 내놓은 판도라 등이 빠른 속도로 입지를 넓히자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밀크뮤직’을 내놔 반격에 나섰다.
◆궁극의 전장은 IoT
ICT 발전 흐름으로 볼 때 최후의 전쟁터는 사물인터넷(IoT) 분야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IoT는 사람이 웨어러블 디바이스, 스마트홈 등을 모두 아우른다. 삼성전자와 애플 모두 IoT 플랫폼을 선점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스마트홈’이란 IoT 솔루션을 선보였다. 스마트홈은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오븐 로봇청소기 등 가전뿐 아니라 TV와 조명까지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의 앱으로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게 쓸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이다.
애플도 이에 맞서 WWDC에서 스마트홈을 운영하는 소프트웨어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을 리모컨처럼 사용해 각종 가전기기와 전등, 보안시스템 등을 작동하는 형태다.
삼성은 IoT 분야에서 반도체 제조업체인 퀄컴과도 협력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퀄컴이 주도하는 IoT 통신플랫폼 개발 연합군인 ‘올신얼라이언스’에 참여하는 것을 고려 중이다.
조신 연세대 미래융합기술연구원장은 “삼성전자는 TV 세탁기 등 주요 가전제품에서 세계 1위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IoT 생태계 구축에 유리하다”며 “지금으로선 IoT 시대에 삼성전자가 앞서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전설리/남윤선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