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마트 성수점에서 10일 한 소비자가 ‘5.0’ 등 마트맥주가 빼곡히 진열돼 있는 매대에서 맥주를 고르고 있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서울 이마트 성수점에서 10일 한 소비자가 ‘5.0’ 등 마트맥주가 빼곡히 진열돼 있는 매대에서 맥주를 고르고 있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이마트 맥주 코너에 가면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5.0’ ‘마튼즈’ 등의 수입 맥주가 빼곡히 진열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마트 같은 대형마트가 독일이나 벨기에 등 해외 맥주 제조사와 공동 기획을 통해 수입, 판매하는 이른바 ‘마트맥주’다. 김진건 이마트 주류 바이어는 “기존 수입 맥주와 비슷한 품질을 유지하면서 가격은 절반 이하여서 소비자들의 반응이 상당히 좋다”고 설명했다.

국산보다 싼 '수입 마트맥주' 돌풍
마트맥주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올해 대형마트에서 가장 잘 팔리는 수입 맥주 제품으로 떠오른 데 이어 향후 국산 맥주의 점유율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맥주 전체 판매액 중 마트맥주의 비중은 9.2%로 나타났다. 마트맥주 수입 첫해인 2012년 2.7%에서 지난해 5.1%로 오른 뒤 10%선까지 육박해 있다. 이마트 맥주 전체 매출의 40%가량을 차지하는 오비맥주와 20%대의 하이트에 비해서는 아직 비중이 작지만 수입 맥주 중에서는 26.3%를 차지하고 있다.

이마트의 마트맥주는 총 9종이다. 독일 맥주인 5.0시리즈 4종, 벨기에 맥주인 마튼즈 3종, 윌리안브로이 2종 등이다. 용량별로 세분화하면 모두 20여가지에 이른다. 이 중 가장 먼저 들여온 독일 홀슈타인의 5.0 시리즈와 마튼즈의 페트맥주 등이 인기 품목이다.

롯데마트는 독일의 유명한 맥주회사인 웨팅어와 제휴해 마트맥주를 들여오고 있다. 웨팅어, 튀링어 등을 생산하는 이 회사는 독일 내 맥주 판매량 1위를 달리고 있다. 롯데마트가 웨팅어와 함께 기획해 만든 맥주는 ‘L맥주’다. 이 제품은 생산 단계부터 롯데마트가 함께 참여했으며, 브랜드명을 롯데마트에서 지었다.

롯데마트가 올해 1~5월 수입 맥주 판매 순위를 집계한 결과 L바이젠이 아사히를 제치고 전체 1위에 올랐다. 맥주 전체 매출에서는 약 6%를 기록하고 있다.

마트맥주의 가장 큰 인기 비결은 가격 경쟁력이다. 이마트의 5.0은 500mL 한 캔에 1550원, 롯데마트 L맥주는 1600원에 각각 팔리고 있다. 같은 용량의 국산 맥주 카스·하이트(1800원)보다 11~14%가량 저렴하다. 인기 수입 맥주인 아사히(3700원)와 하이네켄(3300원)에 비하면 50% 이상 싸다. 맥주 관련 동호회 등에서 마트맥주를 두고 ‘가성비 종결자(가격 대비 성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로 표현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새로운 맥주를 발굴하려는 대형마트 주류 담당 바이어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롯데마트는 유럽 지역의 맥주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영은 롯데마트 주류 상품기획자는 “소비자들이 유럽 맥주를 선호하는 추세”라며 “다음달부터 독일과 폴란드, 오스트리아 지역의 라거 타입 맥주와 밀맥주 3종을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