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22일 만에 매수 행진 멈추고 '팔자'
전문가, 단기조정 우려…장기화 가능성 낮아


코스피지수가 이라크發 악재로 '13일의 금요일'을 맞았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지수는 1% 넘게 떨어졌다. 낙폭으로는 지난 4월 25일 이후 한 달 반 여 만에 최대치다.

증권 전문가들은 이라크 사태가 우리 증시를 오랫동안 흔들 요인은 아니지만 단기적인 조정은 일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3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0.80포인트(1.03%) 내린 1990.85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이라크에서 들려온 정치·군사적 이슈로 개장 전부터 우려감이 짙었다. 이라크 내 급진 수니파 단체가 세력을 확장하며 무력 충돌 가능성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산유국인 이라크 불안은 바로 국제유가 급등으로 이어졌고 미국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코스피지수도 개장 초부터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로 하락 압력을 강하게 받았다. 장 중 2000선이 붕괴된 후 낙폭을 키워 1980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장 막판 소폭 반등해 1990선은 유지했다.

전날까지 21일 연속 '바이 코리아'를 외친 외국인은 이날 매도로 돌아섰다. 2542억 원의 물량을 쏟아내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기관도 850억 원 매도 우위였다. 개인은 3583억 원 어치를 사들였다.

김영준 SK증권 연구원은 "이라크 사태는 유가와 연관돼 시장이 좀 더 예민하게 반응했다"며 "
이라크는 이란과 떼어놓을 수 없는 지역이기 때문에 이번 사태가 중동 전체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고 말했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는 이슈는 맞다"면서도 "장기적으로 코스피에 치명적 위험을 줄 만한 정도는 아니다"고 내다봤다.

◆ 전기전자 낙폭 커…삼성전자 3%대 급락

이날 프로그램으로는 2409억 원 어치가 빠져나갔다. 차익거래가 853억 원, 비차익거래가 1556억 원 매도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선 342개 종목이 상승했고, 465개는 하락했다. 거래대금은 3조5053억 원으로 저조한 편이었다.

업종별로는 줄줄이 내린 가운데 의료정밀(4.39%)과 전기가스(2.88%), 전기전자(2.44%)의 낙폭이 가장 컸다. 건설(1.52%)과 유통(1.13%)도 많이 떨어졌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직격탄을 맞았다. 전 거래일보다 3.26% 밀린 136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전력도 2% 넘게 하락했다. 신한지주, 삼성생명, KB금융 등은 1% 이상씩 내려갔다. SK이노베이션은 유가 급등을 바탕으로 3% 올랐다.

코스닥지수는 0.20포인트(0.04%) 오른 536.34를 기록했다. 4일 연속 530선에 안착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205억 원, 19억원 매도 우위였고 개인은 243억 원 매수였다.

이랜드그룹주인 데코네티션이 나흘째 상한가를 이어갔다. 네오피델리티와 케이디씨, 위지트 등도 상한가였다. 르네코, 제이비어뮤즈먼트 등은 7~9%씩 하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0.10원(0.01%) 오른 1017.80원에 거래됐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