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의 옛 도읍 공주는 아주 오래된 도시다. 말없이 흐르는 금강처럼 수 천년의 역사를 품고 있다. 금강 하구는 수려하고, 민족의 영산인 계룡산엔 볼거리가 쏠쏠하다. 공주에는 갑사, 계룡산, 고나마루, 공산성 등에 묻혀 뛰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비경이 숨겨져 있다. 계룡산 자락에 있는 상하신계곡은 미처 발견하지 못한 공주의 보물이다.
계룡산 북쪽으로 올라가면 상하신계곡을 만날 수 있다.
계룡산 북쪽으로 올라가면 상하신계곡을 만날 수 있다.
상하신계곡, 계룡산이 숨겨 놓은 보물

계룡산을 빼놓고 공주를 이야기 할 수는 없다. 굳이 풍수지리적으로 꼽지 않아도 지리산, 한라산과 견주어 처지지 않을 정도로 빼어나다. 구불구불 절묘하게 떨어지는 수려한 산세는 어쩌면 산 중에서 군계일학(群鷄一鶴)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주봉인 천황봉(845m)에서 연천봉(739m), 삼불봉(775m)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닭의 벼슬을 쓴 용의 모양과 비슷하다 하여 계룡산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진다.

단지 산세만 뛰어난 것이 아니다. 산속에 수없이 많은 계곡을 품고 있어 더더욱 신비롭다. 그중에서도 최근 알려지기 시작한 곳이 상하신계곡이다. 쪽빛처럼 맑고 시원한 물이 흐르는 상하신계곡이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은 동학사, 갑사, 신원사 같은 이름 높은 사찰이 계룡산의 동·서·남쪽 입구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계룡산 북쪽으로 올라야 볼 수 있는 상하신계곡은 숨겨진 비경지로 남아 있었다.

종교 색채 강한 상신마을도 이채

사람들이 가지 않으니 당연히 주차할 곳도 없고 편의시설도 없지만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어 사람들이 찾지 않는 것을 탓할 수 만도 없다. 상신탐방지원센터에서 10분 정도 상하신계곡을 따라 오르면 계룡산이 품은 여러 계곡 중에서도 가장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는 마제소(말제툼벙)가 보인다. 크고 작은 바위들 사이로 흐르던 맑은 물이 계곡 바닥을 모두 차지하고 있는 너럭바위에 이르러 잔잔한 호수처럼 변한다. 가끔씩 적막을 깨는 새소리뿐, 여름 초입의 숲은 고요 그 자체다.

상신계곡 아래 자리한 상신마을도 꼭 들러보아야 할 곳이다. 첩첩이 산맥으로 둘러싸여 형성된 독특한 형태의 상신마을은 동서남쪽에 동학사, 갑사, 신원사, 신도안 등이 있어 종교적 색채가 강한 곳이다. 여기에 전통부락의 토속적 요소인 산신당, 장승, 선돌까지 있어 시간이 멈춰버린 마을을 둘러보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가볼만한 곳 - 이안숲속
계룡산국립공원 북쪽 자락에 자리한 이안숲속은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숲속 놀이공간이다. 안씨 성의 남편이 이씨 성의 부인에게 만들어 준 것이라 해서 ‘이안’이라는 명칭이 붙었다고 한다. 이안숲속은 산양, 다람쥐, 토끼, 고슴도치 등 을 만날 수 있는 어린이동물원을 비롯해 잉꼬 먹이 주기 체험장, 목공예 체험장, 사계절 썰매장, 물놀이장, 캠핑장, 인공동굴관, 허브체험장 등의 레저휴양시설이 갖춰져 있다. 입장료는 성인 9000원, 청소년 1만원. (041-855-2008)

반포면 공암리에 있는 내고향묵집의 묵무침.
반포면 공암리에 있는 내고향묵집의 묵무침.
맛집
반포면 공암리에 있는 내고향묵집(041-857-4884)은 닭백숙·묵무침이 환상인 곳. 중동에 있는 초가집(041-856-7997)은 비빔칼국수를 맛나게 내고, 이학(041-855-3202)의 시원한 국밥도 그만이다. 산성동에 있는 명성불고기(041-857-8853)도 공주사람들이 즐겨찾는 맛집이다.

쉴곳
웅진동 공주한옥마을(041-840-8900)과 호텔 금강(041-852-1071)이 시설도 깨끗하고 잠자리도 아늑하다.

최병일 여행·레저 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