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한 저출산 고령화가 한국 사회 소득불균형의 주요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자유경제원이 성명재 홍익대 교수에게 의뢰해 연구한 보고서 ‘한국의 소득분배’에서 분석한 결과다. 성 교수에 따르면 1990년대 중반부터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소득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데이터 검증을 통해 확인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소득불균형이 산업 고도화에 따른 임금 격차 확대나 비정규직 증가 등 주로 경제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고 이해돼 왔다. 심지어 프랑스 경제학자 피케티의 ‘부의 세습설’에 편승해 한국에서도 자산 세습에 의해 소득불균형이 확대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연구는 경제적 요인보다 핵가족화 고령화에 따른 1인 가구의 증가 등 인구사회학적 요인이 소득분배 악화의 주요 원인이라는 사실을 밝혔다는 점에서 매우 신선하다.

1인 가구는 미취업이나 불완전 취업상태의 청년층 가구 및 배우자와 이혼, 사별한 은퇴 고령가구 등이다. 지난해 기준 453만9000가구로 전체의 25.3%나 된다. 2000년 15.5%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특히 65세 이상 독거노인이 119만명이다. 무엇보다 이들 독거노인들의 증가세가 매우 가파르다. 2000년에 비해 두 배가 늘어났다. 1인 가구가 다른 유형의 가구에 비해 소득이 매우 낮다는 사실을 충분히 추론할 수 있다. 2012년 2인 가구 이상의 지니계수(총소득기준)는 0.29였으나 1인 가구를 포함하면 0.33으로 훨씬 높게 나타난다. 지니계수의 증가추이도 물론 1인 가구가 훨씬 높다. 이런 추세로 나아간다면 2050년께엔 고령화로 인해 소득불균형 정도가 2008년 대비 25.7%나 커진다는 연구도 있다. 이런 연구들은 여성의 사회진출 등 사회 변화가 소득분배에 미치는 다양한 연구로 확장돼야 할 것이다.

소득 격차를 자본주의 탓으로 돌리는 등의 이념적 시각은 개선돼야 마땅하다. 잘못된 대책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그렇지 않아도 제멋대로 코끼리 다리 만지는 식의 소득분석이 유행을 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