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잔액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라선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어 중국 기업들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경우 세계 경제에 적잖은 위협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추정 결과를 인용, 중국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잔액이 작년 말 14조211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기간 13조1040억달러에 그친 미국보다 1조1070억달러 많은 규모다. 미국 다음으로는 일본(5조530억달러) 영국(1조6800억달러) 한국(1조3800억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S&P는 세계 최대 회사채 발행 시장이라는 중국의 지위가 앞으로도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2018년 중국의 회사채 발행잔액은 20조4000억달러까지 불어나는 반면 미국은 14조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중국 기업의 부채상환 능력이 최근 몇 년 새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S&P가 중국을 포함한 주요국 8500개 상장 기업의 재무 상태를 분석한 결과 중국 기업은 2009년 이후 글로벌 경쟁사보다 빠른 성장세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현금 흐름이 악화되는 반면 부채 비율은 높아지고 있어 기업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S&P의 분석이다.

WSJ는 “올 들어 중국 정부는 공급 과잉이 심각하거나 회생 가능성이 낮은 기업은 퇴출시키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며 “향후 중국 회사채 시장에서 연쇄 디폴트가 발생할 경우 글로벌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