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금융사 64% "과도한 규제, 금융경쟁력 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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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지도 등 7대 걸림돌
외국계 A증권사는 새 투자상품을 개발해 금융당국에 판매승인을 요청했다. 사전조사 결과 다른 증권사가 비슷한 상품을 이미 판매하고 있어 쉽게 승인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며칠 뒤 담당 실무자가 구두로 ‘현행 법령상 출시가 안 된다’고 알려왔다.
사유를 알아보니 최근 담당 실무자가 바뀌면서 이전보다 승인 요건을 까다롭게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A사 관계자는 “명확한 기준 없이 금융당국자의 입맛에 따라 유권해석이 달라지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외국계 금융사들은 과도한 금융규제가 한국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고 지적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국내에서 영업 중인 39개 외국계 금융사를 대상으로 ‘한국 금융의 경쟁력 현황 및 개선과제’에 관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64.2%가 한국 금융시장의 최대 문제점으로 ‘정부의 과도한 시장개입과 규제’를 꼽았다고 17일 발표했다.
외국계가 지적한 ‘한국 금융시장 걸림돌’은 크게 7가지다. 먼저 금융투자업과 직접 관련이 없는 사항에 대해서도 감독당국이 사전승인, 사후보고, 투자자 통보 등을 의무화하는 것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사옥관리, 조사분석, 법률검토, 회계관리 등을 계열사나 외부에 위탁할 때도 보고를 의무화한다는 불만이다.
보험료율 산정 등 가격을 과도하게 통제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과도한 공시규제 역시 문제점으로 꼽혔다. 또 금융당국이 법령해석과 유권해석을 서면 대신 구두로 전달하고, 이런 구두 지도를 남발하는 관행도 주요 걸림돌로 거론됐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사유를 알아보니 최근 담당 실무자가 바뀌면서 이전보다 승인 요건을 까다롭게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A사 관계자는 “명확한 기준 없이 금융당국자의 입맛에 따라 유권해석이 달라지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외국계 금융사들은 과도한 금융규제가 한국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고 지적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국내에서 영업 중인 39개 외국계 금융사를 대상으로 ‘한국 금융의 경쟁력 현황 및 개선과제’에 관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64.2%가 한국 금융시장의 최대 문제점으로 ‘정부의 과도한 시장개입과 규제’를 꼽았다고 17일 발표했다.
외국계가 지적한 ‘한국 금융시장 걸림돌’은 크게 7가지다. 먼저 금융투자업과 직접 관련이 없는 사항에 대해서도 감독당국이 사전승인, 사후보고, 투자자 통보 등을 의무화하는 것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사옥관리, 조사분석, 법률검토, 회계관리 등을 계열사나 외부에 위탁할 때도 보고를 의무화한다는 불만이다.
보험료율 산정 등 가격을 과도하게 통제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과도한 공시규제 역시 문제점으로 꼽혔다. 또 금융당국이 법령해석과 유권해석을 서면 대신 구두로 전달하고, 이런 구두 지도를 남발하는 관행도 주요 걸림돌로 거론됐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