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끈 구로 항동보금자리 4200억 토지보상금 풀린다
서울 구로구 항동공공주택지구(옛 보금자리지구)에 4200억원대 보상금이 풀린다.

서울시 산하 SH공사는 지난 10일부터 항동 일대 토지주들과 토지 보상협상 및 계약체결을 시작했다고 15일 밝혔다. 협의계약을 통해 토지소유권이 사업시행자인 SH공사로 이전 등기되면 토지주는 2주 이내에 보상금 전액을 현금으로 일시에 받을 수 있다.

이번 보상금 지급은 정부가 2010년 5월 항동 일대 66만여㎡를 3차 보금자리지구로 지정한 지 4년 만이다. SH공사의 재정상황과 수차례 설계변경 등으로 보상이 늦춰지다가 지난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곳을 방문해 보상을 약속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이곳은 5230여가구의 아파트 및 도시형생활주택 단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이 중 40.5%(2119가구)가 임대주택이고 나머지 59.5%(3081가구)는 분양주택이다.

SH공사는 대지와 논·밭, 임야로 이뤄진 항동 일대의 토지주가 400명에 육박하고 지난주 3%가량이 보상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땅의 용도와 위치, 크기에 따라 보상금은 제각각이지만 100억원 이상을 받는 개인 토지주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영농조합은 500억원가량 받게 된다. 소유 부지는 공공주택지구 안에 있지만 지구에서 직선거리로 30㎞ 밖에 살고 있는 토지주는 채권(3년 만기 국채)으로 보상받는다.

토지보상 예상액은 4200억원대에 달한다. 서울시 택지개발팀 관계자는 “주민들의 민원이 많았던 장기 미집행 지역이라 일단 재원은 SH공사 내부 자금을 사용하기로 했다”며 “공사채 발행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SH공사는 8월까지 협의계약을 하는 등 올해 안에 원주민에 대한 토지보상을 마무리짓고 연말께 토목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착공은 내년 7월 예정이다.

항동 일대 부동산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오류동의 현대공인중개 관계자는 “지역에서 오래 거주한 주민들은 가까운 오류동이나 개봉동, 광명시와 부천시 등으로 이주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럴 경우 이 일대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