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오타구에 있는 셰어하우스 ‘콤포트 카마다’. 1층 라운지에 있는 요가 스튜디오에서 여성 4명이 요가를 하고 있다. 강사도 수강생도 모두 콤포트 카마다 입주민이다. 스튜디오 앞에는 요가 수업이 열리는 시간대를 적어 놓은 안내판이 있다. 대학생 입주민인 사토 히로미는 “월·수요일에는 다같이 요가를 한 뒤 로비에서 놀다가 각자 방으로 들어가는 게 일상”이라며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셰어하우스에서 누릴 수 있는 장점”이라고 자랑했다.

임대주택 시장의 선진국으로 꼽히는 일본에서는 셰어하우스가 일찌감치 자신의 영역을 확보했다. 1990년대 여행자들이 잠시 머무는 게스트하우스로 출발, 최근에는 개인이나 기업이 건물을 신축·리모델링해 운영하고 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혼자 사는 것’에 대한 불안이 높아지고 2012년 드라마 ‘셰어하우스의 연인’이 큰 인기를 끌면서 시장이 부쩍 커졌다. 셰어하우스 협회와 셰어하우스 전문 부동산 업체까지 나타났다.

현재 셰어하우스는 도쿄 시내에만 약 1만9000실에 이르고, 셰어하우스를 운영하는 업체도 200여개에 달한다. 콤포트 카마다를 운영하는 오크하우스는 일본 전역에서 3288실을 관리하고 있다. 보통 가정집이나 사원 기숙사로 쓰던 건물을 빌려 개조한 뒤 셰어하우스로 운영한다. 오피스 빌딩은 가격이 비싸고 개조가 어려워 선호하지 않는다.

260실 규모인 콤포트 카마다에는 현재 공실이 없다. 각 방의 크기는 전용 10~13㎡ 정도다. 1인실이 기본이고 침대·옷장·책상·미니 냉장고를 풀옵션으로 제공한다.

수도·광열비를 포함한 월세는 7만3000~7만6000엔(72만5000~75만5000원) 선이다. 첫달에는 관리비 2만엔(19만원)을 내야 한다. 인근에 비슷한 크기의 원룸·스튜디오의 월세가 6만~7만엔(59만~69만원)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조금 비싼 편이다. 오크하우스 매니저인 후쿠다 도모야스는 “일본은 보통 방을 계약하면 처음에 6개월치 방세를 한꺼번에 내야 하는데 셰어하우스는 그런 비용이 없다”며 “초기 비용이 적어 25~35세의 사회 초년생에게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일반 임대주택과 셰어하우스의 가장 큰 차이는 ‘따로 또 같이’ 생활이 이뤄지는 공용 공간 기능이다. 콤포트 카마다의 1층 라운지에는 운동할 수 있는 스튜디오를 비롯해 세미나룸, 연주실, 영화관람실이 있다. 커뮤니티 시설의 프로그램은 입주자가 직접 정한다.

도쿄=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