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공하는 투자자 > 한국경제신문이 지난 20일 서울 SETEC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한 ‘한경 주식투자강연회’에서 투자자들이 전문가 강연에 귀 기울이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 열공하는 투자자 > 한국경제신문이 지난 20일 서울 SETEC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한 ‘한경 주식투자강연회’에서 투자자들이 전문가 강연에 귀 기울이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지난 21일 ‘2014 한경 주식투자 강연회’가 열린 서울 SETEC 국제회의장 입구는 좌석(300석)에 앉지 못한 ‘입석’ 참가자들로 붐볐다. 한 달 넘게 1990~2010의 좁은 박스권에 갇혀 있던 코스피가 강연회 전날 1968까지 급락해서인지, 시황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는 참석자들이 많았다. 오후 2시에 시작해 종료 예정 시간을 훌쩍 넘긴 6시께 끝난 강연회에서 참석자들은 증시 전망, 유망 투자 상품 등에 대해 질문을 쏟아내며 ‘주(株)테크’에 대한 갈증을 해소했다.

○기업지배구조 변화, 증시에 긍정적

"연말 아닌 2014년 여름, 코스피 2200 찍는다"
참석자들의 목마름을 해소해 준 첫 번째 강사는 17년 동안 주식 시황을 담당한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이었다. 김 팀장은 하반기 코스피 움직임에 대해 “하반기 최고점은 2200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스피의 상승세를 점치는 것은 올해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이 2010년 이후 4년 만에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작년 발생했던 STX그룹주의 손실 사태가 일단락됐고 건설주 부실도 해소 중”이라며 “올해 상장사 영업이익 합계는 작년 상장사 영업이익(67조7000억원)보다 증가한 83조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돈이 이미 많이 풀려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외국인들도 계속 (국내 주식을) 매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코스피는 연말이 아닌 여름철에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김 팀장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하반기 실적을 장밋빛으로만 전망했기 때문에 ‘어닝 쇼크’ 가능성이 크다”며 “3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10월 전까지의 장 흐름이 그 이후보다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대기업의 지배구조 변화에 대해선 “코스피가 향후 2300~2400까지 오를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 오너들의 지분율이 높아지는 지주회사나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의 주식에서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향후 2~3년 지속될 이슈로 한국 주식시장의 저평가를 해소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미국 증시 ‘거품론’도 제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인 미국 주식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질의응답 시간에 “미국 주식시장 전망을 속 시원히 해달라”는 요청이 나올 정도였다. 두 번째 강연자로 나선 백혜진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장은 “역사적으로 미국 금리가 오를 때 주가가 떨어진 적이 없다”며 “2015년부터 2년간 단계적으로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크지만 이 기간 중 미국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백 팀장은 근거로 △셰일가스로 인한 기업의 에너지 비용 절감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 △달러가치 하락과 수출경쟁력 강화를 들었다. 그는 “2%대 중반까지 떨어졌던 미국 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올해 15% 수준까지 올라오면서 경쟁력 강화→수익성 개선→투자 확대라는 선순환이 진행 중”이라며 “미국 관련 펀드가 유망 상품”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 팀장은 ‘지금보다 10% 정도 더 오르면 거품이 터질 수 있다’는 신중론을 제기했다. 그는 “2009년 2월을 기준으로 보면 S&P500지수가 현재 161% 올랐지만 주당순이익은 63% 상승하는 데 그쳤다”며 “현재보다 미국 주가가 10% 더 오르면 ‘GDP 대비 시가총액 비율’이 역사적으로 두 번째로 높은 149%가 되기 때문에 ‘거품 영역’에 진입한다”고 진단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