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게 삼성 ‘기어 라이브’ > 지난 2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센터에서 열린 구글 개발자 콘퍼런스에 참석한 사람들이 삼성전자의 스마트워치 ‘기어 라이브’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 이게 삼성 ‘기어 라이브’ > 지난 2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센터에서 열린 구글 개발자 콘퍼런스에 참석한 사람들이 삼성전자의 스마트워치 ‘기어 라이브’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토로라 등 주요 정보기술(IT)업체들이 잇달아 스마트워치를 선보였다. 오는 10월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도 가세해 ‘손목 위 전쟁’에 본격적으로 불이 붙을 전망이다.

IT업체들이 잇달아 스마트워치를 내놓은 것은 모바일혁명을 주도했던 스마트폰의 세계 시장이 포화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웨어러블(입는) 컴퓨터는 스마트폰 다음 혁명의 진원지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올해 웨어러블 컴퓨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워치는 웨어러블 컴퓨터 가운데 가장 선두에 있다.

○삼성·LG 격돌

스마트워치 시장에 불을 지핀 것은 삼성전자다. 지난해 9월 스마트워치 ‘갤럭시 기어’에 이어 올해 초 ‘삼성 기어2’와 스마트밴드 ‘기어 핏’을 잇달아 선보였다. 지난주 구글의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인 ‘I/O 2014’에선 ‘기어 라이브’를 추가로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애플보다 늦게 스마트폰 시장에 진입해 ‘추종자’란 꼬리표를 감내해야 했다. 웨어러블 시장에선 선도자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도 I/O에서 ‘G워치’를 내놔 도전장을 던졌다. 삼성전자의 최신 제품 기어 라이브와 G워치는 외관이 비슷하다. 두 제품 모두 사각형이다. 시곗줄 재질은 고무다. 화면 크기는 각각 1.63인치(슈퍼 아몰레드), 1.65인치(IPS LCD). 운영체제(OS)는 안드로이드 웨어다. 운동이나 야외활동을 할 때 착용할 수 있도록 IP67급 방수·방진 기능을 갖췄다.

단 해상도는 기어 라이브(320×320)가 G워치(280×280)보다 조금 높다. 제품 두께는 기어 라이브가 8.9㎜로 G워치(9.95㎜)보다 1㎜ 얇다. 무게도 59g, 63g으로 기어 라이브가 4g 더 가볍다. 배터리 용량은 G워치(400㎃h)가 기어 라이브(300㎃h)보다 크다. 가격은 기어 라이브가 22만4000원으로 G워치(26만9000원)보다 4만5000원 싸다. 두 제품 모두 국내에선 예약 판매 중이다. 7월7일께 정식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모토로라도 같은날 ‘모토360’을 공개했다. 전자제품이라기보다 전통 시계처럼 설계해 삼성전자 LG전자 제품과 차별화했다. 원형에 가죽 시곗줄을 달았다. 라이어 론 모토로라 웨어러블 총괄은 “모토360을 차고 나가면 아무도 스마트워치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토360은 7월 중 판매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MS도 가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도 전쟁에 가세한다. 미국 IT 전문매체 폰아레나 등은 MS가 10월께 스마트워치를 선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제품은 11개의 센서를 부착해 건강관리 기능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10월 다양한 크기와 디자인의 스마트워치를 내놓을 것이라고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이 제품 역시 10개 이상의 센서를 탑재하고 무선 충전 기능도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은 제품명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아이워치’로 불리고 있다.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자 삼성전자의 한 임원은 지난 주말 행사에서 애플이 웨어러블 시장에서 주도권을 갖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신재 삼성전자 녹스 모바일보안사업부문 부사장은 삼성전자가 영국 런던에서 연 ‘비즈니스 디스커버리 데이’ 행사에서 애플이 아이워치를 내놓으면 삼성전자가 선점한 웨어러블 시장 초기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소비자는 더 이상 애플이란 브랜드에만 집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