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정원을 줄이기로 한 성균관대 서강대 한양대 중앙대 경희대 한국외국어대 등이 정부의 재정지원사업인 ‘대학 특성화 사업(CK)’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반면 입학정원을 동결한 연세대 고려대 포스텍 한국교원대 등은 탈락했다.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108개 대학은 2017학년도 입학정원을 1만9085명 줄이기로 했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은 30일 이 같은 내용의 대학 특성화 사업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지방 대학은 80곳 265개 사업단이, 수도권 대학은 28곳 77개 사업단이 최종 선정됐다.
대학 특성화사업, 성균관·한양대 '웃고'…고려·연세대 '쓴맛'
○정원 감축과 연계

대학 특성화 사업은 올해 지방대(CK-Ⅰ)에 2031억원, 수도권대(CK-Ⅱ)에 546억원 등 5년간 1조2000억원 이상을 투입하는 사업이다. 정원 감축과 연계해 입학정원을 4% 줄이면 3점(100점 만점 기준), 7% 4점, 10% 5점을 각각 가산점으로 부여함에 따라 대학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신청 당시 정원을 줄이지 않겠다고 한 대학들이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9개 사업단을 신청한 고려대는 모두 탈락했고 국제화 분야 1개 사업단을 신청한 연세대도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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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를 낸 포스텍(포항공대)과 4개를 낸 한국교원대도 고배를 마셨다. 다만 서울대가 ‘글로벌 리더 양성을 위한 신(新)실크로드 사업단’ 등 2개 사업단(신청 8개)이 선정됐고 9개씩 낸 이화여대 동국대 건국대 등은 1개씩만 선정됐다.

반면 정원을 줄이겠다고 신청한 전국 152개 대학 가운데 104개 대학이 선정됐다. 김일수 교육부 지역대학육성과장은 “대학들의 경쟁이 치열해 가산점 차이가 지원 대상 선정 여부를 갈랐다”고 설명했다. 숙명여대 숭실대 홍익대 동덕여대 한성대 등은 정원을 감축하겠다고 했지만 탈락했다.

이번에 선정된 지방 대학은 2017년까지 입학정원을 평균 8.7%, 수도권 대학은 3.7% 감축한다.

○지역산업과 연계해 특성화

특성화 사업은 지역 산업과 연계해 대학별로 각각 다른 분야에 특성화하도록 유도하는 사업이다. 동남권은 영상·해양, 충청권은 국방·디스플레이·바이오, 호남제주권은 해양산업·관광, 경상강원권은 정보기술(IT)/소프트웨어(SW)·환경 등에 집중됐다. 선정 사업단을 학문 분야별로 보면 주력학과를 기준으로 인문사회 45%, 공학 23%, 자연과학 21%, 예체능 9%의 비중을 보이는 등 학문 간 균형을 고려했다.

지방 대학의 경우 전체 126개 대학 중 63%가, 수도권 대학은 69개 대학 중 41%가 선정됐다. 지원액 기준으로도 지방 대학이 전체의 78%를 차지하는 등 국정과제인 지방대 육성을 뒷받침했다. 영남대는 8개 사업단이 CK사업에 선정돼 70억원의 국고지원금을 받는다.

교육부는 선정된 최상위 특성화 사업단 중에서 주력학과를 대상으로 ‘특성화 우수학과’(가칭 명품학과)를 권역별로 10~15개씩 고르게 선정해 학과당 1억~2억원씩 추가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에 선정되지 않은 지방대에 대해서는 ‘지역선도대학 육성 사업’(100억원)과 ‘지역혁신창의인력양성사업’(267억원) 등 후속조치를 통해 지원 기회를 주기로 했다.

세종=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