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국내 증시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초과 수익을 내기 위해 해외펀드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하이일드채권펀드와 미국MLP(셰일에너지 인프라 관련 마스터합작회사), 변동금리부선순위담보채권(시니어론·뱅크론) 등 대체투자펀드에 한 달 새 1000억원 넘는 자금이 유입되며 주목받고 있다.

해외 대체투자펀드, 한달새 1000억 몰렸다
2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해외 채권형펀드는 지난 1일까지 최근 한 달간 2169억원을 끌어모았다. 이 가운데 90%가량이 글로벌하이일드펀드에 투자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가 계속되지만 저금리 환경에서 높은 쿠폰금리와 경기 개선에 따른 채권 가격 상승으로 국채 대비 초과 수익을 꾸준히 내고 있어서다.

올 들어 해외 채권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4.79%로 국내 채권형(2.20%)과 제자리걸음 중인 국내 주식형(-0.36%) 수익률을 크게 웃돈다.

‘피델리티유럽하이일드’(1029억원)가 자금 몰이를 주도했다. 신현호 우리투자증권 상품전략팀장은 “유럽 경기회복 신호와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유럽 기업의 내재가치가 개선되고 있고 부도율도 낮아져 하반기 견조한 수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해외 대체투자펀드에도 투자자들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연초와 달리 매달 자금 유입이 주춤해지는 유럽주식(174억원)·미국주식펀드(74억원)와 달리 해외특별자산펀드에는 한 달 새 1273억원이 몰렸다. ‘한국투자미국MLP’(517억원) ‘프랭클린미국금리연동’(374억원) ‘이스트스프링미국뱅크론’(350억원)이 대표적이다.

남상직 한국투신운용 채널영업본부장은 “미국 증시 고평가 논란 속에서도 MLP펀드는 연 5~6% 배당수익이 부각돼 이자, 배당 등 정기 수익에 초점을 두는 투자자 사이에서 인기”라고 말했다.

뱅크론, 시니어론펀드도 최근 설정액이 급증했다. 3개월 만기 리보금리에 연동해 수익을 내는 구조다. 목표수익률이 연 5% 내외로 미 금리 인상 시 추가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대비한 투자자들이 몰렸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