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지난해 7월 아시아나항공 OZ214편의 미국 샌프란시스코공항 착륙 사고와 관련, 항공사 징계 논의에 들어가면서 아시아나항공 측이 징계 수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가뜩이나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해당 노선 운항 정지 등 중징계가 내려지면 매출 손실이 불가피한 데다 항공사 이미지도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어서다.

국토부 관계자는 21일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로부터 최근 아나아나항공 착륙 사고에 대한 최종 보고서를 전달받았다”며 “행정처분심의위원회에 앞서 사실조사 보고서와 행정처분 요청서 등을 작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르면 다음달 열리는 행정처분심의위원회에서는 NTSB의 최종 사고 보고서를 토대로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한다.

국토부는 “징계 수위에 대해 어떤 방침도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항공업계에서는 과징금 부과 또는 운항 정지 가운데 하나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세월호 참사로 인해 징계 수위가 과거에 비해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샌프란시스코 노선을 주 7회 운항하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운항 정지 징계가 내려지면 손실액이 수백억원에 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은 연간 17만명이 이용하고 평균 탑승률도 85%에 달하는 등 미국 노선 중 최고의 ‘알짜배기’로 꼽힌다.

아시아나항공은 국토부 등을 상대로 ‘운항 정지 처분만은 피하게 해달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지금까지 미국 정부도 비슷한 사고를 낸 자국 항공사들에 운항 정지 처분을 내린 적이 없다”며 “국적 항공사의 대외 이미지가 크게 손상된다는 점을 고려해줬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 내부적으로는 실적 악화 우려도 커지는 분위기다. 지난해 112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21억원을 기록해 샌프란시스코 노선이 운항 정지 처분을 받으면 수백억원의 추가 매출 감소가 현실화될 수 있어서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