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맥주업계의 진흙탕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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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규 생활경제부 기자 josep@hankyung.com
“하이트진로 측이 카스에서 소독약 냄새가 난다는 루머를 조직적으로 퍼뜨린 정황을 파악하고 증거를 수집하고 있습니다.”(오비맥주 임원)
“터무니없는 얘기입니다. 명예훼손 감입니다.”(하이트진로 임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카스에서 소독약 냄새가 난다’는 소문이 퍼지는 것과 관련해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공방을 벌이고 있다. 오비맥주는 “하이트진로가 카스에서 소독약 냄새가 난다는 루머를 확대 재생산하라고 지시한 내부 문건을 입수했다”고 주장했다. 하이트진로는 “사실무근이며 이 같은 주장을 계속한다면 법적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맞섰다.
오비맥주는 소독약 냄새가 나는 것에 대해 “뜨거운 날씨가 이어져 일부 제품이 변질된 것”이라며 “카스가 1위 제품이어서 사례가 많이 거론되고 있지만 다른 회사들도 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하이트진로는 “올여름 제품 변질로 인해 환불이나 반품 요청을 받은 바 없다”고 반박했다.
양측의 비방전은 맥주 업체 간 경쟁이 과열된 것과 관련이 깊다. 올해 4월 롯데주류가 맥주 시장에 진출하는 등 경쟁이 격화되면서 시장 내의 제품경쟁을 넘어 ‘진흙탕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점유율 부풀리기 경쟁도 ‘이전투구’의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부터 주류산업협회가 ‘주류업계의 지나친 경쟁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주류 출고량 공개를 중단했지만 업체들이 자사에 유리한 기준으로 점유율을 발표하면서 혼란은 더 커졌다.
지난달 31일 롯데주류는 이마트에서 점유율 10%를 달성했다고 발표했으나 이마트는 즉각 반박했다. 이마트는 “출시 이후 점유율은 8%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롯데주류 측은 그제서야 “7월 첫 주만을 기준으로 한 것이며 수치는 반올림했다”고 해명했다.
소비자들은 클라우드의 등장,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의 연이은 에일맥주 출시 등에 즐거워했다. 경쟁이 치열해져 맛이 좋아질 것이란 기대에서다. 하지만 제품 경쟁이 아닌 업체들 간의 비방전이 소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국내 맥주업체에 대한 이미지도 동시에 추락하고 있다. 이참에 덕보는 것은 수입맥주 회사들밖에 없다.
강진규 생활경제부 기자 josep@hankyung.com
“터무니없는 얘기입니다. 명예훼손 감입니다.”(하이트진로 임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카스에서 소독약 냄새가 난다’는 소문이 퍼지는 것과 관련해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공방을 벌이고 있다. 오비맥주는 “하이트진로가 카스에서 소독약 냄새가 난다는 루머를 확대 재생산하라고 지시한 내부 문건을 입수했다”고 주장했다. 하이트진로는 “사실무근이며 이 같은 주장을 계속한다면 법적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맞섰다.
오비맥주는 소독약 냄새가 나는 것에 대해 “뜨거운 날씨가 이어져 일부 제품이 변질된 것”이라며 “카스가 1위 제품이어서 사례가 많이 거론되고 있지만 다른 회사들도 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하이트진로는 “올여름 제품 변질로 인해 환불이나 반품 요청을 받은 바 없다”고 반박했다.
양측의 비방전은 맥주 업체 간 경쟁이 과열된 것과 관련이 깊다. 올해 4월 롯데주류가 맥주 시장에 진출하는 등 경쟁이 격화되면서 시장 내의 제품경쟁을 넘어 ‘진흙탕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점유율 부풀리기 경쟁도 ‘이전투구’의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부터 주류산업협회가 ‘주류업계의 지나친 경쟁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주류 출고량 공개를 중단했지만 업체들이 자사에 유리한 기준으로 점유율을 발표하면서 혼란은 더 커졌다.
지난달 31일 롯데주류는 이마트에서 점유율 10%를 달성했다고 발표했으나 이마트는 즉각 반박했다. 이마트는 “출시 이후 점유율은 8%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롯데주류 측은 그제서야 “7월 첫 주만을 기준으로 한 것이며 수치는 반올림했다”고 해명했다.
소비자들은 클라우드의 등장,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의 연이은 에일맥주 출시 등에 즐거워했다. 경쟁이 치열해져 맛이 좋아질 것이란 기대에서다. 하지만 제품 경쟁이 아닌 업체들 간의 비방전이 소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국내 맥주업체에 대한 이미지도 동시에 추락하고 있다. 이참에 덕보는 것은 수입맥주 회사들밖에 없다.
강진규 생활경제부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