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하이트로 맥주 1위 탈환 나설 것"
“‘뉴 하이트’가 인기를 얻으면서 맥주시장 점유율이 반등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31일 서울 서교동에 있는 참이슬 팝업스토어 ‘이슬포차’에서 만난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사진)은 자신감에 차 있었다. 그는 “지난 4월 초 내놓은 뉴 하이트에 힘입어 주요 대형마트에서 하이트진로의 점유율이 5%포인트가량 높아졌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2011년 오비맥주에 1위를 내 준 이후 점유율이 계속해서 떨어졌다. 최근엔 롯데주류의 ‘클라우드’가 시장 진입에 성공함으로써 하이트진로엔 위기감이 퍼진 것도 사실이다.

김 사장이 이날 내놓은 수치는 하이트진로에 대한 평가를 바꿔 놓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이마트에선 4월 31.5%였던 점유율이 6월엔 36.3%로 올랐다. 홈플러스에서도 같은 기간 34.2%에서 39.1%로 뛰었다.
"뉴 하이트로 맥주 1위 탈환 나설 것"
하이트진로는 뉴 하이트가 기존 하이트와는 ‘사실상 다른’ 맥주라는 점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이트진로는 뉴 하이트를 출시하면서 알코올 도수를 4.5도에서 4.3도로 낮추고 맥주를 마실 때 부드러운 느낌이 더 많이 나도록 제조공정도 개선했다.

김 사장은 “향상된 뉴 하이트의 품질경쟁력을 소비자들이 인정하기 시작한 것”이라며 “뉴 하이트를 앞세워 맥주시장에서 자존심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1996년부터 15년 동안 국내 맥주시장에서 1위를 지켰었다.

하이트진로는 롯데주류에서 지난 4월 하순 출시한 클라우드의 영향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판매대를 확보하기 용이한 롯데마트 등 계열 유통채널에서만 잘 팔릴 뿐 다른 유통채널로 뻗어나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김 사장은 “경쟁업체에 신경 쓰기보다는 투자를 늘려 좋은 제품을 다양하게 판매한다는 하이트진로의 기본전략에 충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입맥주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에 대해 김 사장은 “업소에서 소비되는 것을 포함한 국내 전체 맥주 시장에서 수입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5% 정도에 불과하다”며 “새로운 수입맥주를 들여오는 것보다 95%가량을 차지하는 국산 맥주 시장을 중심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소주 수출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주류시장을 분석한 결과 소주와 비슷한 알코올 도수 20도 내외의 주류가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어 수출 확대 가능성이 높다는 게 김 사장의 생각이다. 김 사장은 “소주를 세계 각국에 소개해 경쟁력 있는 시장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40%대 후반에 머무르고 있는 소주 시장점유율을 50%대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소주 업계의 도수 낮추기 경쟁에 대해서는 “소주 본질을 훼손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라며 “무작정 알코올 도수를 낮추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올해 2분기 하이트진로의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증권은 올해 2분기 하이트진로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8% 하락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김 사장은 “세월호 사고의 영향으로 주류 매출이 줄어든 데다 월드컵 특수를 누리지 못해 실적이 부진했다”고 인정했다. 이어 “여름 성수기 시장을 적극 공략해 하반기에 실적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