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수입차 100만대 시대 불편한 '풍경'
“팔기 전엔 고객, 팔고 나면 호갱(이용하기 좋은 손님을 지칭하는 신조어).”

본지가 ‘수입차 100만대 시대’ 기획 시리즈를 내보낸 6일 인터넷 댓글에는 수입차 업체들에 대한 불만이 쏟아졌다. ‘수입차 민원이 폭증하고 있다’는 기사에는 “민원을 내면 법대로 하라는데 정말 짜증 난다”는 성토가 이어졌다. ‘수입차 딜러사들이 판매 부문보다 AS 부문에서 2배 더 번다’는 기사에는 “수입차 업체가 프린터보다 토너로 돈을 버는 프린터 제조사들과 똑같다니 놀랍다”는 반응도 있었다.

수입차 업체의 한국지사가 ‘나 몰라라’하는 관행이 큰 문제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차 수리 문제로 수입차 한국지사에 전화했다는 한 네티즌(khclmk)은 본인의 경험담을 소개했다. 그는 “보험사가 차량 결함이라며 보상을 안해줘 수입차 한국지사에 전화했더니 해당 지사는 ‘우리 소관이 아니니 가까운 딜러사 AS센터에 가서 얘기하거나 안되면 법대로 하라’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고 했다.

이뿐이 아니었다. ‘4000만원짜리 수입차인데 범퍼값이 100만원 이상 들었다’거나 ‘리모컨 열쇠 새로 만드는 데 55만원을 냈다’는 등의 푸념도 있었다. 특히 지난 2일부터 국내외 자동차 업체들이 부품값을 홈페이지에 알리도록 법규가 바뀌었으나 ‘유명무실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어떤 형태로 어느 범위까지 공개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규정이 없다 보니 수입차 업체들은 어떻게든 소비자들이 부품값을 찾기 어렵게 만든 것이다.

물론 수입차 업체들도 할 말이 없지 않다. 수입차 대중화 시대가 열리면서 한국 자동차문화가 한층 성숙된 점을 인정받고 싶어 한다. 부품값 공개를 포함해 모든 서비스를 한국 정부나 소비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중요한 건 신속한 실천이다. 마침 벤츠와 아우디가 9월1일부터 중국에서 부품값을 각각 15%, 38% 인하하기로 했다. 한국 소비자들도 과도한 부품값 부담 없이 즐겁게 수입차를 탈 수 있어야 한다. 본지가 ‘수입차 100만대 시대’의 명암을 조명해 본 이유다.

정인설 산업부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