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저녁 7시께 지하철 2호선 삼성역 인근의 치킨호프점 ‘맥켄치킨’. 30여개의 테이블에는 주변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치맥(치킨+맥주)’을 즐기고 있었다. 이후 세 시간 동안 손님들은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23년째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서광렬 씨(54)는 “월세가 1000만원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비싼 편이지만 하루 매출이 200만원 이상 꾸준히 오르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치킨호프점 이익 강남구서 최고

[서울 외식업 실태조사] 베트남 쌀국수집 '유망'…커피점은 '포화'
서울 지역 음식점의 업종별 영업현황을 보면 치킨호프점의 경우 강남구가 월 매출 1831만원, 월 이익 501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치킨점의 서울 25개 구 평균 월 매출은 1065만원, 월 이익은 282만원으로 강남구 지역의 매출과 이익이 서울 전체 평균보다 각각 72%, 77%나 높았다. 강남구 다음으로 치킨집이 잘되는 곳은 은평구로, 월 매출 1224만원에 월 이익 396만원으로 조사됐다. 김진권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은평구를 대표하는 연신내는 10년 전부터 20대 젊은 층이 몰리는 상권으로 자리 잡았다”며 “이 일대에 치킨호프 체인점이 집중적으로 생겨나면서 유동인구가 더욱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월 이익 300만원 넘는 업종 양식·일식뿐

양식, 일식, 중식, 한식, 분식 등 10개 외식업종을 대상으로 월 매출과 이익을 분석한 결과 양식과 일식이 가장 짭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식은 월 매출 1344만원·이익 360만원, 일식은 월 매출 1446만원·이익 337만원으로 조사됐다. 월 이익을 300만원 이상 올릴 수 있는 업종은 양식과 일식 2개 업종뿐이었다.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도너타임’의 장영학 대표는 “양식과 일식은 식재료비에 비해 가격을 고가로 매겨도 가격 저항이 적어 부가가치가 가장 높은 업종”이라며 “그러나 한식에 비해 고객층이 얇은 만큼 단골고객을 확보할 자신이 있을 때 창업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익 상위 10% 식당의 분포를 업종별로 조사한 결과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식 음식점이 대박 점포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남아식 음식점은 설문조사에 응한 22개 중 4개가 상위 10% 식당에 속해 대박 점포가 될 확률이 18.1%로 나타났다. 경영수지가 가장 열악한 것으로 드러난 중구 지역에서도 동남아식 음식점은 선전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동네 커피점도 돈 벌기가 힘든 것으로 드러났다. 업종별로 보면 커피음료점은 월 매출 624만원, 월 이익 189만원으로 10개 업종 중 매출 및 이익이 가장 낮았다. 중구, 용산구, 영등포구 등 3개 구는 월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어서 업종 전환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중구 커피점의 이익은 고작 82만원에 불과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