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국민대 평생교육원에서 임업인·귀산촌 전문과정 수업이 진행 중이다. 사진=김근희 기자
7일 국민대 평생교육원에서 임업인·귀산촌 전문과정 수업이 진행 중이다. 사진=김근희 기자
[ 김근희 기자 ] "남편이 1년 전부터 경북에서 귀농 생활을 하고 있어요. 저는 농촌 출신도 아니고 귀촌에 대해 잘 몰랐는데, 관심이 생겼어요. 잘 배워서 남편에게 아는 척 좀 하고 잔소리 좀 하고 싶어요."

'임업인·귀산촌 전문과정'의 수강생 김미임 씨(58·여)는 국민대 평생교육원의 한 강의실에서 자기소개를 했다. 함께 수업을 듣는 수강생들의 박수가 이어졌다.

이달 7일 개강한 '임업인·귀산촌 전문과정' 강의실에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50~60대 학생 40명이 수업을 듣고 있었다. 한 손에 서류가방을 들고 온 중년 남성부터 장바구니를 메고 온 중년 여성까지 각계각층의 학생들이 모였다. 귀촌과 귀산으로 두 번째 인생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이다.

화학 공장을 운영 중인 김진동 씨(60)는 "공장을 운영하다 보니 사람의 종착역은 결국 자연이라는 생각이 들어 귀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국민대 '임업인·귀산촌 전문과정'은 올 3월 1기 교육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강좌다. 귀촌과 귀산을 꿈꾸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산림에 대한 이론과 실습, 견학 등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목요일 이론 수업과 토요일 현장실습, 견학으로 짜여 있다.

임업인·귀산촌 전문과정의 이용석 주임교수는 "우리나라의 64%가 산이다. 귀산은 나무를 간벌해서 그 사이에다가 종자를 심는다. 그래서 비료를 따로 쓰지 않아도 된다. 자연 유기농이어서 소득이 있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이 교수는 강의의 전반적인 방향을 설명하고, 귀촌·귀산의 현실을 소개했다. 그는 "농촌엔 인력 부족 등 현실적 문제들이 있다. 이런 고민들을 혼자 해결하려 해선 안 된다" 며 "이 수업에서 산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교육을 통한 모임, 만남, 정보교류"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임업인·귀산촌 전문과정1기 수강생들은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이날 2기 학생들을 격려하러 온 협동조합 회장 임홍순 씨(63)는 "귀산을 혼자 하면 힘들 것 같아 수강생들끼리 뭉쳤다" 며 "당시 수업 때 산주들도 있고 다양한 사람들이 많아 서로 교류하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1기 학생들의 현장실습 사진을 보여주며 설명했다. 수강생들은 현장실습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냈다.

3년 후 귀산 계획을 갖고 있는 김모 씨(55)는 "산약초 단지 등을 견학해 어떻게 수익이 나는지 를 알고 싶다"고 귀띔했다.

수강생 김혜옥 씨(58·여)는 "도시에서 나고 자라 실제로 가고 싶어도 현장에 가지 못했다" 며 "나무 특성, 접목, 접붙이기 등 직접 해보지 못한 것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실습은 주로 평창동 실습림에서 이뤄진다. 수강생들은 수목증식, 조경수 재배, 간벌, 벌목 등을 배운다. 이번 임업인·귀산촌 전문과정은 이달 7일부터 11월27일까지 17주간 진행한다.

한경닷컴 김근희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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